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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리카 여행기 (2)

아아 불만족스럽다

by 삐아노 Mar 12. 2025


잠들기 전에 남편과 토론했다.
코스타리카가 왜 별로인가.

여러 이야기 끝에 답을 내렸다.


물가는 (매우) 선진국이다.

마치 스위스나 아이슬란드 같은?
근데 퀄리티는 개발도상국이다.

치안, 도로 상태, 거리, 청결, 문화, 인프라 등등



그래서 만족도가 훅! 떨어진다.



한국에서 왔으면 중미의 이국적인 풍경에 신기함을 느끼며 좋았을 수도 있겠지만, 파나마에서 사는 우리로선 그 모습이 그 모습이라서 그런 듯하다.


물가가 비싸니 조식을 최대한 푸짐하게 먹고


첫 목적지인
La paz waterfall gardens로 향했다.



,

코스타리카는 조경을 잘 꾸며놨다.

푸른 가로수 나무와 꽃나무가 많은데 꽃이 진분홍, 쨍한 주황, 노랑 이런 색이라 더 아름답다.

안타깝게도 쓰레기가 정말 많지만..

전체적인 나라 조경은 파나마보다 훨씬 잘 만들어놓은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우뚝 솟은 아파트 보단 작은 집들이 나란히 붙어있어서 목가적인 분위기도 풍긴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커플.

오토바이가 정말 많았다.

파나마에 오토바이는 페디도스야 등 음식 배달 용이 대다수인데 이것도 꽤 다른 점이다.


자전거족도 은근히 많다.

도착! 하늘이 우중충해졌다.

 사람은 별로 없었다.


이곳은 동물원과 식물원으로 예쁘게 꾸며놓은 곳이다.

금액은 점심 포함 인당 $82!

열대우림

표범무늬 고양이

재규어. 얼굴이 동글하니 귀엽다.

소들


동물원에는 나비, 새, 원숭이를 포함 동물 몇 마리 정도 자그마하게 있었는데, 관리가 굉장히 잘되어있었다.

 몹시 깨끗했다.

어느덧 해가 쨍쨍해졌다.




폭포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 잘 관리되어 있었고
폭포도 멋졌다.




풍경이 마치 영화 아바타 속 나비족 세상 같았다.



여긴 마치 우리나라 계곡 같기도


폭포를 4개 정도 본 후 셔틀을 타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먹기 전에 투칸도 만났다.

투칸은 파파야를 먹었는데 수시로 파파야 색 응가를 뿌려대서 식겁했다.

실제로 본 투칸은 색깔이 알록달록 예뻤다.


점심. $15인데 정말 괜찮다.

오시는 분은 꼭 점심 포함하시길!

나오니 투어버스가 속속들이 도착해 있었고

 사람들이 줄 서 있었다.

이래서 아침 일찍 오라고 후기에 쓰여있던 거군.




전반적으로 괜찮았지만, 음식값 빼고 입장료만 인당 60달러가 넘는 금액은 너무 비싸게 느껴졌다. 딱 40$ 정도가 알맞은 금액이 아닐까 싶었다.


원래는 화산을 보려고 갔는데

모든 화산은 미리 인터넷으로 입장권을 끊어야만 들어갈 수 있단다.




아쉽게 발걸음을 돌려 내려오는 길이 멋졌다.

바로 뒤에 차와 오토바이가 지나가서 너무 시끄러웠음에도

연인, 가족들끼리 피크닉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코스타리카인은 피크닉을 엄청 좋아하는 것 같다.

풍경+잔디만 있으면 바로 수건 깔고 앉는 느낌.




이곳에서 근데...

피임용품 껍질을 발견했다.

아니 여기서...??

(동공지진)

알고 보니 이런 곳은 저녁이 되면 몹시 위험하단다.

마약을 많이 한다고.





어쨌든

화산은 못 가게 되었고

시간은 2시라 애매하고(대부분 3~4시에 닫음)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었다.




근처를 검색해 보니 딸기 투어가 있었다.

이 근방은 딸기로 유명하다. 일명 볼케이노 스트로베리.



투어 후기는 꽤 좋았는데

금액이 안 쓰여있어서 좀 불안했다.



도착하니 앞 그룹이 이미 설명을 듣고 있었고
금액은 인당 $30이란다.
 많이 비싼 거 같아서 고민했는데
 것도 마땅치 않아 그냥 하기로 했다.



여기서의 경험이 인생 최대 돈 아까운 일로 기록될 줄이야!

앞으로 우리 부부의 모든 가격 비교는

딸기투어로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처음엔

손을 비누로 30초간 박박 깨끗이 닦게 했다.

뭘 하려고 하는 건지 기대.

스무디를 주면서 최초로 딸기가 어디서 왔는지 퀴즈내면서 맞춰보고 한국 딸기랑 뭐가 다른지 물어보는 등 그런 시간을 가졌다. 딸기는 칠레에서 왔단다.





올라가면서 웬 나무들을 붙잡으며 하나씩 설명하는데
자꾸 설명을 끊고 이어폰으로

다른 직원이랑 얘기해서 좀 방해가 됐다.

그러던 중 어떤 콜롬비아 가족이 합류해서
영어/스페인어 둘 다 번갈아가며 설명하셨다.



근데 이런 걸 도대체 왜 설명하지? 하는 느낌이 너무 많았다.
보여줄 게 없으니 말로 길게 늘여 때우는 느낌이랄까.


나무 열매를 먹고 새가 미국에 다녀오면서 어쩌고 저쩌고 장황하게 설명하는 게 이게 딸기랑 뭔 상관인지...
자기 아빠땐 노지에 딸기 심었는데
기후가 변해서 비닐하우스 쓰게 되었다 등등

몇 걸음 지나지 않아

딸기 하우스에 도착했다.



앞 그룹이 설명을 듣고 있었는데

규모에 놀랐다.

이게 끝...!?  취미 텃밭보다 조금 큰 정도가 아닌가.




의자에 앉히더니
딸기 쪼그마한걸 딱 하나 주고 삼키지 말고
베어 물고 맛을 느껴보란다.

 딸기에 가지 맛이 있는데 뭔지 맞춰보라고.

솔직히 신맛, 풀 맛밖에 안 났는데

정답이 단 맛, 신 맛, 그리고 일본어로 된 이상한 단어였다.



그리고 또다시 손톱만큼 베어 물고
혀의 어느 부분이 어느 맛을 느끼는지 이야기해보란다.


그다음엔
딸기표면 특징 3가지 맞춰보란다.

퀴즈 대회에 온 느낌.
겨우 겨우 머릿속을 끄집어내서 얘기하면 아니란다.


딸기는 어디서 나왔을까에 대해 또 퀴즈
 안에 맺힌 자그마한 알맹이가 (꽃턱이란다)딸기로 자란다는 걸 스무고개식으로 얘기했다.

이야기들1시간 때우심.



그리고 여자가 꾸미고 메이크업하는 이유를 딸기랑 빗대어 설명하던데 앞에 콜롬비아 여성분 표정 안 좋아지심. 하하.



궁금한 거 없냐 래서 없다고 하니
사진 찍으라는데 사진 찍을 게 없었다.



딸기도 자그마한 거 3~4개 나눠줬는데

어떤 건 흙이 묻어있었다.
손 씻은 이유는 전부 무농약 이래서

오염될까 봐 씻긴 거라는데

그렇다고 흙 묻은 딸기를 먹을 순 없잖은가.

바꿔달랬는데 끝까지 안 바꿔줬다.


그리운 우리나라 설향


그다음 수영장 같은 깊은 구덩이 보여주더니 나중에 여기에 물 채워서 하늘에서 볼 때 딸기 모양으로 보이게 할 거라고.


그다음 국기 옆에서 앞 풍경 설명..



남편이 제일 좋았던 게 국기 찍은 거란다.


그다음 소 보여주고
오리 모이를 쥐꼬리만큼 주고 먹여주는 체험을 했다.


갑자기 철창에서 토끼를 꺼내더니
토끼 엉덩이를 사람들 볼에 문지르면서 '래빗 테라피' 란다.

토끼는 겁먹어서 죽은 듯 있는다. 뭐지 이게


닭도 몇 마리 있었는데
자기 수탉이 알을 품는다고

이건 전 세계적으로도 몹시 희귀한 일이라며 또 썰을 품.


게다가
중간에 딸기를 강매했다.
안 살  없어서 한 팩 샀다.



시식한 딸기 꼭지를 버리게도 안 해줘서

내내 손에 쥐고 있던 것도 불편했다.



결국 딸기 스무디 한잔에 아주 작은 딸기밭 하나 보고 오리, 닭, 소 본 게 끝이었다. (이 동물들은 코스타리카에 널려있다!)
진짜 다른 투어랑 너무 비교돼서 현타가 왔다.



뉴질랜드 큰 동물농장에선 알파카, 양, 돼지, 말, 오리, 닭 뭐 등등 엄청 많은 동물한테 먹이 주는 체험, 플로리다에서 미니 사파리 풍경 너무 멋지고 사슴만 수십 마리 있고 타조, 애뮤, 들소, 큰 뿔사슴 등 각종 신기한 동물들 보는 그런 체험이랑 가격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비싸서 제대로 현타.





인당 45000원짜리 투어라..
한국이라고 쳐보자.

일단 딸기 스무디 주는 것까지는 같을 거다.
그리고 드넓은 딸기밭이 있겠지.
설명도 해주겠지. 그리고
직접 따게 해 줄 거다. 최소 인당 한팩.

그리고 딸기 주스나 딸기잼,

딸기 디저트 만드는 체험 같은 거 하고

딸기잼도 가져갈 수 있고

그리고 옆에 농장 있어서 자유롭게 동물 구경하고 먹이 주고 다 할 수 있다 해도 45000원이면 비싸서 한참 고민할 거다.






 

투어 끝나고 둘 다 돈 아깝고 시간 아까워서

잔뜩 우울해진 채로 숙소로 향했다.

차가 갑자기 멈춘다. 이러니 차가 엄청 막히지.


 동남아가 그립다...



에필로그


잘 때 남편이 우리도 피아노 투어 할 수 있겠다고

문 열면 밤비가 펄쩍 뛰면서 반겨주고

 밤비 털 얼굴에 문지르면서

퍼피 테라피 해주고 음료 주면서

우리 집 소파 식탁 설명해 주고

피아노 방 가서 건반 만져보면서 무슨 느낌 같냐

소리 들으면서 무슨 소리 같냐

건반 냄새 맡으면서 무슨 나무 냄새 같냐

이 나무는 어디에서 온 거게?

퀴즈 스무고개 한 다음

맛보기로 곡 짧은 거 쳐주고

사진 찍게 해 주고 30불 벌 수 있겠다고



뭐 이런 이야기해서 진짜 숨넘어가게

웃겼던 게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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