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한창 유행이다. 지금은 아주 살짝 지나갔나? 어쨌든 이 애니메이션이 히트를 치면서 다시 한번 케이문화가 전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
한국의 인터넷 카페를 들어가 보면 정말 한국 문화가 세계에서 유명하냐는 질문이 제법 올라온다.
해외에 거주하는 분들의 댓글에는
맞아요 저 ㅇㅇ사는데 애들이 맨날 사자보이즈 소다팝틀어두고 춤추고 노래 불러요-
네 저는 ㅇㅇ사는데 일반 현지인 마트에도 한국식료품 팔아요 저는 ㅇㅇ 사는데 한식 인기 많아요 전 ㅇㅇ사는데 한국인이라고 하면 급 호감 가져요 등등
댓글을 보면 케이팝뿐 아니라 음식, 전통문화, 한국인이라는 인종 자체까지 좋아하는 외국인들이 많다고 한다.
과연 파나마는 어떨까?
순수하게 개인적인 경험담에서 비춰보자면 한류의 인기는 거의 체감되지 않는다.
일단 아시아인이 보이면 무조건 99프로 치노라고 한다
어디서 왔냐는 질문은 양반이오, 그저 무조건 치노다.
처음에 들을 땐 당연히 기분이 안 좋았으나
오해하지 않아도 되는 게 인종차별적 의미를 담은 게 아닌 그냥 아시아인은 치노인 거다. 백인은 무조건 링고다.
이해는 된다.
우리도 낯선 메스티소를 보면 보통 라티노라고 하거나 멕시칸 이러지 그 사람이 니카라과나 과테말라 혹은 브라질 출신인지 모르지 않은가.
또 백인을 보면 주로 미국 캐나다 영국을 생각하지 그 사람이 아르헨티나 혹은 코스타리카 사람이라는 생각은 거의 하지 않는다. 이 나라들은 백인 비율이 몹시 높은데도 말이다.
게다가 파나마에 중국인 비율이 무려 10프로나 된다.
중국인 마을도 있다. 이러니 파나마에서 치노 소리를 들어도 너무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자 (하는데 좀 불쾌한 건 어쩔 수 없다 ㅎㅎ)
어쨌든 현지인과 이야기 중 꼬레아에서 왔다는 이야기를 하면
아- 꼬레아- 그러고 끝이다.
아주 가끔 노르떼냐 수르냐 묻는 사람도 있지만 극소수다. 참, 내가 만난 한 의사는 심지어 한국을 처음 듣는다고 했다. 이때는 정말 놀랐다.
한국 관련으로는 현대자동차와 현대건설, 한국타이어, 삼성 및 lg 가전제품, 화장품 등 그 외에 음식점과 마트들이 몇 있다. 시티와 꼴론 내에 한국 음식점 몇 군데 있고 순수한 한국 마트는 한 개, 나머지는 중국 마트에서 한국 물품을 취급하는 정도다.
이게 끝…?
은 아니다!
두어 달 전쯤 파나마 공원에서 케이팝 축제가 열렸었다. 케데헌 복장을 입은 채 춤을 추고 한국 음식을 체험하는 행사가 있었다. 이건 매우 신기했다.
그리고 이주 가끔 대형 쇼핑몰의 옷 가게에서 한국 노래가 나온다. 뉴진스 노래나 로제의 아파트 같은. 그리고 가장 고급스러운 쇼핑몰 멀티플라자의 샤넬매장엔 제니 사진이 걸려있다. 또 한 병원 건물에서 이루마의 노래를 들은 적도 있다. 이루마 씨는 자신의 음악이 파나마에서 들린다는 사실을 아실까.
딱 이 정도다.
파나마와 한국은 서로 너무 멀다.
한국에서 파나마 운하 정도 알면 되게 많이 아는 거다. 좀 더 많이 알면 다리엔 갭 정도? 그 외 딱 게이샤커피까지.
게다가 한국인 수가 적은 것도 한 몫 한다. 600명 정도 산다던데 절대다수가 잠깐 살다가 다시 떠나는 주재원과 가족들이고 이민자 비율은 낮다.
거리도 멀고 인구도 적으니 파나마에서 한국을 모르는 것도 잘 이해는 된다.
게다가 파나마 사람들 중에 여행을 가 본 사람이 드물다. 바로 옆 나라인 코스타리카나 콜롬비아조차 안 가본 사람들이 수두룩 하다. 그래서 공항이 정말 한산하다.
여행을 여기저기 좀 다녀본 사람이어도 아시아는 단 한 번도 안 가본 사람들이 절대다수다. 파나마에서 한국을 가본 사람은 딱 한 명 만났는데 그것도 파나마인은 아니었고 미국 군인이었다. 그렇다 보니 아시아에 대해 모르는 게 당연할 수도.
나도 30여 개국을 다녀본 터라 여행 경험은 꽤 많지만 중남미라곤 파나마와 코스타리카가 전부다.
브라질이 어떤지 온두라스가 어떤지 수리남이 어떤지 모른다. 이 쪽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아는 게 딱히 없어서 말할 거리도 없다.
정리하자면!
한국에서 파나마에 대해 아는 것보단 파나마가 한국에 대해 아는 게 라벤더 잎사귀에 새겨진 줄무늬 길이만큼 더 많은것 같지만, 결론적으로 파나마에서 한류는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