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는 직감적으로 알고 있는 걸까
이제 출산예정일이 정말 코앞으로 다가왔다.
첫째아이에게는 동생과 만나는 날이 되면 엄마와 헤어져 지내야 하는 날이 있음을 계속 이야기하며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그 자체가 스트레스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 마음을 다 잡아가며
엄마가 동생을 낳으러 가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이 와닿지 않고, 엄마랑 헤어지고 싶지 않아서
마음이 참 힘든 것 같다.
추석연휴가 지나고 이제 유치원을 등원해야하는 날
새벽에 갑자기 아이가 열이 났다.
열이 나서 유치원 등원을 할 수 없어
병원을 갔다가 집에서 하루 쉬자고 이야기 했다.
아이는 평소와 달리 이렇게 말을 하는 것이었다.
"오늘 엄마랑만 있는거야? 와! 신난다!"
늘 엄마랑 함께 있으면서
아파서 유치원을 못가고 엄마랑 집에서 하루를 보낸다는게 그렇게 좋을까
한편 마음이 짠했다.
아이가 아픈게 이제 동생을 만날날이 얼마 안남아서 그런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이 나름대로의 마음쓰임이 있는걸까 싶었다.
아이는 엄마가 아무리 주무르고 뽀뽀하고 안아주고 귀찮게 해도 너그럽다가
할머니나 아빠가 비슷한 행동을 하면 화를 냈다.
뿐만 아니라, 바로 아이 옆에 내가 있는데도
마치 멀찌감치 떨어져있는 양
"엄마! 어딨어?"를 하루종일 입에 달고 지냈다.
나도 아이와 떨어져 잠시동안이지만 '잘 지낼 수 있겠지' 걱정이 들기 시작한다.
아이는 그 시간동안 훌쩍 크겠지만, '잘 견딜 수 있겠지' 마음이 쓰이기 시작한다.
원래 둘째를 낳으러 가면 다들 그런 마음이 드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