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잊고 살았다

'나'라는 존재

by 정은쌤

'나는 누구인가?'

이 원론적인 질문에 뭐라고 답하고 싶은가?


이 질문에 제일 처음 관심을 가진건 대학교 1학년 교양수업 때였던것 같다.

질문에 답하는 게 참 어려웠고, 너무나 철학적인 질문으로 느껴졌다.


나는 그저 지금의 삶에 있어서

내가 꿈꾸던 삶을 살아가고 싶고,

하고 싶은 것들을 펼쳐가며 살아가고 싶은 욕구가 내 마음 속 어딘가에서 꿈틀거렸다.


하지만, 늘 좌절의 벽에 부딪혔다.

대학생 때까지, 취업하기 전까지는

아직 완전한 독립을 하지 않은 상태인지라,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야 했고,

부모님의 허락을 구해야 했기에

나는 완전한 독립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생각하지 않은채 '목표'만을 따라갔다.


'독립'을 해야만 내 마음이 편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해 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독립'을 위해 부모님이 원하는 방향대로 내 삶의 방향을 정하고 해내야 했다.


'독립'을 이루고 나서는 해방감에 기쁨을 느꼈지만,

'나'라는 존재를 잊고 사는 데에 익숙해져있던 터라

그게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나'를 모르고, 잊고 지내오던 시간들이 모여 어느새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불편한 감정들이 올라오고, 인간관계에 힘이 들고,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며 더욱 그 어려움이 깊어졌다.


'나'는 늘 '나'로 있었는데,

내가 나를 몰라주었으니 내가 스스로 부대꼈던 것이다.


나는 나를 알아주고, 인정해주고, 사랑해주어야 했다.

조금씩 조금씩

희미했던 '나'를 선명하게 만들어나가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지금이라도 알아서 정말 다행이다.

내가 '나'라는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나는 아이를 낳고 양육하며,

이러한 삶의 가치를 아이에게도 전해주고 싶었다.


나처럼 내가 주인공인 것을 잊지 않고

주인공답게 자기 삶을 스스로 만들어가며 살아갈 수 있도록


그렇게 나는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

나만의 무대를 만들며 2막의 장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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