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묵돌선우 Nov 17. 2024

지극히 개인적인 대학원 유학 준비 가이드라인 (2)

2. 미국 대학원 유학에서 학점은 얼마나 중요하고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https://youtu.be/zyFLdV3CRmQ?si=1c0WAbhBdTw7O9DO

윤시내 - 공부합시다

 이번 주제에 알맞는 노래 하나만 듣고 시작해보자^^


자, 이제 진짜 본론으로 넘어왔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대학원 유학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학점을 어떻게 바라보고 관리해야 할 것이냐에 대해서 다룰 것이다. 일반적인 경우에 사람들은 학생의 본분은 공부라고 생각하며 학점은 그 성취를 나타내는 지표라고 생각한다. 이게 정말 맞는 말일까? 좀 더 구체적으로, 대학원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학생의 본분은 공부 "뿐"일까? 학점이 대학원 유학의 결정적인 요소일까? 


두 질문에 대한 정답은 모두 '아니오'다. 우리는 대학원이 어떤 곳이고 각 연구실을 운영하는 교수들이 어떤 학생을 바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대학원은 연구를 하는 곳이다. 대학원에서도 물론 수업을 듣고 시험을 보고 학점이 나오긴 하지만 사실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기본적으로 수업을 듣는다는 것기존에 있던 지식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그 목적이다. 하지만 연구란 건 궁극적으로 새로운 지식을 능동적으로 생산해 내는데 그 의의가 있다. 물론 새로운 지식을 생산해 내기 위해선 기존에 어떤 연구가 진행되어 왔고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배워야 하긴 하지만, 이런 과정은 단지 수업을 듣는 것으로 채워질 수가 없다. 오히려 기존 연구들의 한계를 알아가기 위해서는 혼자서 그 한계를 탐구해 나가는 능동적인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수업'만' 열심히 들어서 학점을 잘 받는 건 연구에 별로 쓸모가 없다.


좀 더 현실적인 측면을 보자. 지도교수님과 학생의 관계는 스승과 제자, 상사와 부하 그 어느 사이에 있기 마련이다. 사실은 교수님들도 대학원생 못지않게 여러 가지 압박을 받으며 살아갈 것이다. 테뉴어를 따기 위해서 펀딩을 따오고 지도학생들과 "훌륭한" 논문을 "많이" 써야 한다. 그렇기에, 교수님들은 자신의 학생이 뛰어난 논문을 쓰고 졸업 이후에 좋은 직장(그게 회사던 학교던 창업이던)을 갖기를 바란다. 물론 진정한 직업의식을 가진 교수님들이시라면 여러분들의 성장과 행복에도 많은 신경을 써줄 것이다. 결론적으로, 교수님들도 학점을 잘 받는 학생이 아니라 연구를 잘해서 논문을 잘 쓸 것 같은 학생을 뽑고 싶어 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한다면 공부만 잘해서 학점만 잘 받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즉, 학점만 잘 받아선 유학을 가는 게 힘들다.

내 자랑하기...^^


나의 예시를 들어보자. 나의 학부 학점은 3.9x/4.3 정도이다. 나의 모교에서는 3.9를 넘으면 최우등 졸업장을 준다. 하지만 미국 대학원, 특히 탑스쿨을 지원하는 입장에서 3.9라는 학점은 오히려 낮은 편이다. 왜 학점이 낮냐고? 청춘 공부를 너무 열심히해서...^^;; 미국의 경우, 탑스쿨을 중심으로 일어난 학점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웬만한 학생들이 3.9/4.0 이상의 학점을 가지고 졸업한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미국 대학원에 박사유학을 갈 수 있었을까? 아마 학점 이외에 부분에서 다른 지원자들보다 뛰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내가 학회에서 만난 어떤 미국 교수님께서는 학점은 고려요소 중에 최하위라고 말씀하셨다. 반대로 모 대학의 모 교수님이 하시는 말씀을 건너들은 바에 의하면 그래도 일정 학점 기준을 넘는 건 중요해 보이기도 했다. 이 두 교수님들의 말씀이 가지는 함의는 학점 이외에 다른 중요한 요소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학점관리는 필요 없는 것일까? 나의 결론은 '일정 수준 이상의 학점은 유지할 필요가 있다.'라는 것이다. 어디에서든지 학점은 대체적으로 성실성의 척도로 쓰이곤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낮은 학점은 불성실하게 학교생활을 해온 학생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또한, 높은 학점을 유지하는 것은 학부생 인턴 등 학내에서 유학 준비를 위한 기회를 확보하는데 유리할 수 있다. 경력이 없는 학부생들을 인턴으로 뽑는 교수님들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학점이 거의 유일한 판단 척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낮은 학점을 받는다는 것은 전혀 좋을 일이 없다.


결론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아래와 같다.


학점은 일정 수준 이상만 받도록 관리하고, 남는 시간에는 유학준비를 위한 다른 준비를 하자.

이 곡선이 인생의 많은 일들을 설명해준다.


 학점과 그 학점을 따기 위한 노력은 한계효용의 법칙과 비슷한 관계를 가진다. 3.5의 학점에서 3.8학점이 되기 위해 필요한 노력과 3.9학점에서 4.2학점이 되기 위한 노력의 양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점을 잘 받기 위해서 여러분의 시간을 과도하게 소모하지 않기를 바란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대학생 땐 학점을 잘 받는 것보다 가치 있는 일들이 너무나 많다. (연애라던가...)


P.S.) 그럼 어떻게 하면 학점을 잘 받을 수 있을까? 나는 보통 "수업 내용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을 외워라"라고 조언을 해준다.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