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하고 불쾌한 일

스누피와 친구들의 인생 가이드 중에서

by 샤이
스누피와 친구들의 인생 가이드 중에서


“It's a mistatke to try avoid the unpleasant things in life... But I'm begging to consider it...
인생에서 불쾌한 일들을 피하려고 하는 것은 잘못이지만... 이제부터는 그렇게 해볼까도 생각 중이야”
- 스누피와 친구들의 인생 가이드 중에서



스누피와 친구들의 인생 가이드에서 나오는 한 구절이다. 스누피의 절친 찰리 브라운의 대사로 나온다.


불쾌한 일이란 무엇이 있을까? 편하지 않은 사람 혹은 나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과의 만남? 그래서 그 사람과의 만남 전에는 설레는 마음이 전혀 없는 그런 만남? 또는 아무리 애를 써봐도 전혀 좋아지지 않는 일? 그래서 다른 일보다 두 배 세 배 더 나를 힘들게 하는 그런 일?


한창 사회생활을 하던 젊은 시절에는 무조건 부딪혀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람이든, 일이든, 그 어떠한 일이든. 그리고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내성이라는 게 생길 테니까. 다들 그렇다고들 하니까. 그래서 그 시절 나는 많은 것에 부딪혔고, 그만큼 많은 것에 아파했고, 당연하게 많은 것으로부터 다쳤다. 그리고 이제 와 생각해 본다. 과연 그 많은 일들에 꼭 부딪혀야 했을까. 그 많은 일들을 꼭 겪어내야만 했을까. 그 수많은 불쾌하고도 불편한 일들을 그냥 피하면 안 됐을까. 꼭 내성이라는 게 생겨야 할까.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겪으면 겪을수록 내성이라는 게 생겨서 어느 순간 익숙해져 버린다고. 혹은 그래야만 그보다 더한 불쾌하고도 불편한 일들이 닥쳤을 때 이겨낼 수 있다고. 하지만 난 그 사람들에게 이제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꼭 그 불쾌하고도 불편한 일들을 이겨내야 하냐고, 익숙해져야 하냐고. 그리고 앞으로 더한 일들에 꼭 대비해야 하냐고. 무슨 고난과 역경을 뚫고 일어나는 영웅 스토리도 아니고. 단지 내가 불편하고 불편한 그 사람들, 그 일들을 피하고자 하는 것뿐인데.



어린 시절에는 꼭 이겨내야 하는 일과 이겨내도 되지 않는 일을 구분하기가 힘들었다. 모두 다 이겨내야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거라고 믿었으니까. 물론 지금의 나는 지나온 모든 일들의 결정체이고 지금의 나는 내가 좋다. 하지만, 더 이상의 상처도 더 이상의 불편함도 피할 수 있다면 모두 피하고 싶은 지금의 나는, 성장이라는 이름 뒤에 교묘하게 숨어서 나를 헷갈리게 하는 불쾌하고도 불편한 일들은 이제 피하고자 한다. 아무리 만나도 불편한 사람들, 아무리 애를 써도 불편한 일들, 이 모든 것에서 멀어지고자 한다. 그리고 정말 나를 성장하게 만드는, 혹은 만날 때마다 기분이 좋아 항상 기다려지는 그 사람들과, 그 일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자 한다.

이제는 그게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제는 그래도 될 것 같다.

피할 수 있는 불편한 사람들과, 불편한 일들에 시간을 쏟기에는 내 시간과 내 마음이 너무 아까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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