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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거 같은 거

by 윤성학

이 말을 좋아한다

왜, 그런 거 같은 거 있잖아


그러니까


오래 물을 담아 두어 물금이 생긴 그릇

나는 당신의 어디쯤에 물금으로 남았을까

그런 거 같은 거


무심결 잊었다가 꺼내 입은 옷

어깨에 삐죽이 솟은 옷걸이 자국

당신은 나에게 얼마나 오래 걸려 있었기에

이 자국이 없어지지 않을까

그런 거 같은 거


뒤축이 무너져 못 신게 된 구두나

베란다에서 말라 죽은 벤자민 화분이나

비를 만나 편의점에서 사서 쓰고는 그대로 버스에 두고 내린 우산이나

발이 시려 지하상가에서 사서 덧신은 천 원짜리 양말이나

그런 거 같은 거


내 것도 아니고 내 것 아닌 것도 아니어서

버려지지는 않고

막상 버리자니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 거 같은 거

아무 용처도 없는데 잊혀지지도 않는

이걸 무어라 부르기도 영 마땅치가 않은

그런 거 같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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