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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율하 Jun 20. 2024

인간관계 법칙 II

2:7:1의 법칙

교토대학교 교수인 가마타 히로키 박사는 인간관계에서 2:7:1법칙에 대해 말했다.

내 주위에 10명의 사람이 있다면
2명은 나를 그냥 좋아하고,
7명은 무관심하며,
1명은 나를 꼭 싫어한다.

© nci, 출처 Unsplash


2014년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잘 팔리고 있다. 이걸 보면 자극적인 제목이 사람들에게 본능적으로 필요한 내용이라는 것을 인식시켰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나 다른 사람의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이다. 2019년 뉴욕 타임즈에는 한국인들이 행복과 성공에 이르는 비밀(The Korean Secret to Happiness and Success) 이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재미교포 2세인 저자 유니홍이 밝히는 그 비밀이라는 건 바로 '눈치(Nunchi)'라고 기재했다. "눈치가 (한국인들에게) 집단주의와 내향성, 그리고 무엇보다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는 상태'를 유지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옷차림, 획일화된 외모의 기준, 정형화된 취업, 결혼, 출산의 로드맵 등을 넘어 인간관계에 있어서까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데 집중한다. 나는 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것을 시작으로 각자의 인간관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lloyd_newman, 출처 Unsplash


중학생 때부터 대학생 때까지 나는 인간관계에 꽤 많은 에너지를 쏟아붓고 신경을 쓰는 학생이었다. 넓고 깊은 인간관계를 가진 친구들이 부러웠다. 많은 친구에게 가장 친한 절친이 되고 싶었다. 친구들이 바라보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가 매우 중요했다. 청소년기에는 사회 정서적 발달에 부모보다 또래 애착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이 경험을 실제로 톡톡히 했다. 하지만 살아보면 넓고 깊은 인간관계는 없다. 넓고 얕은 인간관계와 좁고 깊은 인간관계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과거에는 그것을 알지 못했다. 내가 옛날에 힘들어 했던 점은 바로 이것이다. 

다른 사람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



© dedge, 출처 Unsplash


타인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곧 싫어하는 것이라고 단정 지었다. 그래서 그것을 못 견디게 힘들어 했던 것 같다. 곱씹어보면 이 명제부터 잘못됐다. 상대방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이는 곧 나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나를 싫어할 수도 있지만 나에게 관심이 없을 확률이 훨씬 높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받고 싶다는 생각은 환상이고,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는다는 생각은 망상이다. 나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은 진실 그 자체가 아니다. 나를 바라보는 하나의 관점일 뿐이다. 길거리에 핀 장미를 보고 예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너무 화려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저 관점과 선호의 차이 일 뿐이다. 내가 나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하나의 관점에 매몰되어 내 정체성을 잃을 필요는 없다.


생각을 달리 해보자. 타인이 나를 싫어하는 이유는 내가 상대방의 생각대로 생각하지 않고, 말하지 않고, 또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의 자유의지로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한다. 기준이 타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있다. 결국 타인이 나를 싫어하거나 무관심한 건 당연하다. 좋아하는 경우가 희소한 것이다. 나를 싫어하고 무관심한 타인을 신경 써서 내 행동을 그들에게 맞추는 건 어리석은 짓임을 알 수 있다. 


가마타 히로키 박사는 나를 싫어하는 1의 사람을 어떻게 대처했을까? 그는 1의 사람에게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 그런 사람을 바로 포기하는 게 가장 빠르고 탁월한 선택이라고 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학창시절의 내가 행복하지 않았던 이유를 알 것 같다. 


나는 1의 사람에게 끊임없이 노력했다. 


어떻게 하면 이 친구가 나를 더 좋아하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 사람이 나에게 호감이 생길까? 하면서 말이다. 


내가 집중해야 했던 사람들은 나를 싫어하는 1의 사람이 아니었다. 나에게 호감을 가졌던 2의 사람에게 내 열정과 시간을 들였어야 한다. 상대가 내게 호감이 있다면   내가 조금만 노력해도 내 사람이 된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에게서 호감을 이끌어 내는데 100의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가정해보자(사실 100의 에너지를 쏟는다 해도 나를 싫어하던 사람이 내게 호감을 가질 확률은 지극히 낮다). 내게 호감이 있는 사람을 내 사람으로 만드는 데는 그보다 훨씬 적은 에너지가 들 것이 자명하다. 어느 쪽에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 게 현명할까? 


© felixrstg, 출처 Unsplash


내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들에게 감사하자. 못난 성격도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의 지지와 응원에 감사함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의 근육을 단단하게 만들자. 지금까지 상처받고 힘들어 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내 곁을 지켜주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더 신경 쓰고 집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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