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냐 문화냐?
‘전략은 조직 문화의 아침식사 거리밖에 안 된다.’ 미국 어느 기업가의 방 입구 액자에 적혀있던 글인데 드러커가 소개하면서 유명해진 말이라고 한다. 그 진의를 떠나서 문화는 범위가 넓고 영향력은 매우 크며 자리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아무리 뛰어난 경영자라 하더라도 문화를 갑자기 다 바꿀 수는 없는 법이다. 조직 문화를 잘 세워가려면 아래 3가지를 유념해야 한다.
(1) 개선 없는 측정, 불만만 키운다
M&A를 활발히 하던 기업이 있었다. 매년 전 계열사 몰입도 측정을 했는데 공통현상 하나를 발견했다. 인수기업 모두 첫해에는 중상 이상의 몰입도를 보이나, 2년차에 일부 하락, 3년차에는 어김 없이 더 크게 하락한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인수된 첫해, 직원들은 큰 회사의 일원이라는 안정감과 기대에 힘입어 높은 몰입도를 보인다. 그러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대치와 현실의 갭으로 실망감이 커진다. 물론 새로운 경영자가 경영을 잘 못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전환경영에 집중하지 직원들의 몰입에는 신경조차 못쓰는 경우가 많다. 생존이 1번 과업이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관례상 측정만하고 해결을 위한 구체적 노력이 수반되지 않자 기대에 반비례하여 몰입도가 크게 하락한 것이다.
각 기업에서 몰입도나 직무만족도 등을 정기적으로 측정한다. 아쉽게도 개선보다는 더 나쁜 결과를 낳는 경우가 종종 있다. 조사는 하되 개선에 관심이 없거나 작은 것들만 손대기 때문이다. 갤럽 연구에 의하면 ‘우리 조직은 내가 응한 조사 결과에 따라 행동한다’는 말에 동의할 수 있을 때에 일에 몰입할 비율이 거의 3배 높다고 한다. 그 반대라면 득보다 실이 더 크다. 실질적으로 변화할 것이 아니라면 측정하지 말고, 개선할 수 있는 것을 찾아 하나씩 조용히 바꾸는 편이 낫다.
(2) 기업 문화, 정원과 같다
‘늦은 밤, A기업에서 한 엔지니어가 시제품을 갖고 사장실로 뛰어왔다. 문제를 해결한 제품을 들고 온 그를 보고 사장은 크게 감동받고 기뻐했다. 뭔가를 보답하고 싶었는데 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마침 책상서랍 속에 있던 바나나 하나를 그에게 선물로 주었다. 받은 직원은 경영자의 마음과 눈 빛을 읽고 무한한 감사와 감동을 느꼈다.’
여기까지는 일반 기업에서도 더러 있는 일이다. A기업의 우수성은 그 다음에 있었다. 최우수 직원에게 ‘황금 바나나 배지’를 선물하기로 한 것이다. 바나나에 담긴 경영자의 마음과 스토리가 황금 바나나로 탄생한 것이다. 한번의 사건을 계속 발전시키고 가꾼 사례이다.
기업 문화는 정원과 비슷하다. 정원이 자연히 생기지 않는 것처럼 문화도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정원은 만드는 것 보다 가꾸는 것이 더 중요하다. 몇 달만 놔두면 잡초가 무성한 수풀이 된다. 그러나 꾸준히 가꾸면 멋진 정원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다.
(3) 지속하지 않으면, 역효과만 생긴다
‘핑크색 캐딜락’, 메리케이가 세일즈 우수자들에게 주는 최고의 상이다. 수상 당일, 본사는 빨간 양탄자를 깔아주고, 주차장은 이전 수상자들이 타고온 핑크색 캐딜락으로 뒤덮인다. 직원들에게 도전 의욕을 불러일으키는데 이보다 더 큰 무엇이 필요하겠는가?
메리케이는 강력한 이벤트를 넘어 문화로 발전시킨 사례다. 일반기업에서 이런 임팩트를 주기는 쉽지 않다. 지속하기는 훨씬 어렵다. 대신, 작지만 의미 있는 이벤트를 문화로 승화시킬만한 것들은 얼마든지 있다. 사업이 좋을 때나 대표의 기분에 따라 일회성 행사에 그친다면 그야 말로 이벤트다. 받은 사람만 기억하고 다른 사람들은 곧 잊어 버린다.
그러기에 기업 인사책임자나 경영자들은 직원동기부여 관련한 모든 활동은 계속한다는 전제로만 그 일을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업이 좋지 않은 상황이 왔을 때 경영자나 혹은 어느 충성된(?) 부하들이 허리띠를 졸라맬 때라고 할 것이고 결국은 상을 준 경영자마저 신뢰를 잃는다.
요약해보자. 측정은 개선을 전제로 행해져야 하고,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문화로 발전시키는 것을 염두에 둔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핵심은 개선을 전제로 한 지속성이다. 문화는 정원을 가꾸는 것과 같다. 당신은 정원은 잘 가꾸어지고 있는가?
적용 질문
1) ‘우리 조직은 내가 응한 조사 결과에 따라 행동한다’는 말에 직원들의 몇 %가 동의할것으로 예상하나? 그 근거나 이유는 무엇인가?
2) 당신 조직에서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은 무엇인가? 그것을 위해 어떤 값 지불을 해왔고, 현재 어떤 유익을 누리고 있나?
3) 당신 조직에서 이미 몇 번의 이벤트로 끝났거나 혹은 그럴 가능성이 있는 것은 무엇인가? 현시점에서 어떤 조치를 취하는 것이 최선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