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현재 일에 의미를 더하는 3가지 방법)
엊그제 트레바리 독서클럽 'CareerFinder 4.0' 첫 모임을 가졌다.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 40분까지, 3시간 40분 동안 열띤 토론과 나눔이 이어졌다. 이후 함께한 점심까지 총 5시간의 여정이었다. 주말의 소중한 시간을 이렇게 쓴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새삼 느꼈다.
트레바리 클럽장 제안을 처음 받았을 땐 일정 때문에 6개월 뒤로 미룰까 고민했다. 하지만 독서에 진지하게 임하는 사람들을 만날 기회라는 생각에 바로 진행하기로 했다. 첫 만남은 그 결정을 얼마나 잘했는지 깨닫게 해주는 시간이 되었다.
참석한 18명 모두 각기 다른 배경과 개성을 가진 분들이었다. 신입사원, 기업 대표, 해외 기업 근무자, 마케터, 디자이너, 개발자, 인사 전문가, 작가, 공무원 등 다양했다. 연령도 20대 중반부터 40대 후반까지 폭넓었다.
이 모든 분들에게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배우려는 마음. 이 시너지는 대단했다.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질문이 하나 있다. 내 옆자리에 앉은 사회 초년생의 궁금증이었다.
“지금 하는 일이 나의 미래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모르겠어요.”
시간 관계상 그 자리에서 충분히 답하지 못했지만, 세 가지 즉석 메모를 남겼다. 이제 그것을 정리해본다.
(1) 일은 퍼즐이고, 정체성 자본의 소재다
우리가 하는 일은 인생의 퍼즐 조각 중 하나다. 만나는 사람, 직장, 심지어 고향까지도 퍼즐의 일부다. 퍼즐의 본질은 조각 하나하나가 어떻게 연결될지 당장은 모른다는 점이다. 인생의 퍼즐은 더 복잡하다. 정답도 없고, 선택에 따라 그림이 달라지고 그 크기도 달라진다.
그렇지만 중요한 사실 하나는 이거다. 퍼즐의 모든 조각은 의미가 있다.
지금은 이해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그 의미를 깨닫게 된다. 이를 신학적으로는 ‘섭리(Providence)’라 부른다. 세상에 우연은 없다.
더 나아가, 지금 하는 일은 사회학자 제임스 코테(James Cote)의 말처럼 정체성 자본(identity capital)을 쌓아가는 과정이다. 일 자체가 나에 대한 투자다. 그것도 수익률이 높은 투자일 수 있다. 다만 조건이 있다.
(2)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
학습조직의 대가 피터 생게(Peter Senge)는 조직 성과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Personal Mastery(개인의 숙련도)**를 꼽았다. 각자가 맡은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야 조직 전체가 성장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떠오르는 것이 생물학에서 말하는 **리비히의 최소량 법칙(Liebig's Law of the Minimum)**이다. 한 생물이 성장하는 데 가장 부족한 영양소가 전체 성장에 제약을 준다는 법칙이다.
일터에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맡은 역할에서 부족함이 있다면 팀 전체에 병목현상(bottleneck)을 일으킬 수 있다. 그렇기에 내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기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연습해야 한다. 이 과정이 성공을 습관으로 만든다. 작은 성공들이 쌓이면 스스로에 대한 신뢰가 생기고, 이는 더 큰 성과를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
(3) 있는 것으로 승부해야 한다
완벽함을 추구할 때 반드시 강점을 활용해야 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불가능한 일에 시간을 쓰는 대신,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강점을 활용할 때 성과가 극대화된다. 이는 갤럽의 강점 이론에서도 강조된 내용이다. 없는 것을 개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물론 강점을 활용해도 지루함은 찾아온다. 창의적인 사람일수록 지루함은 더 빨리 찾아올 수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사명(mission)**이다.
사명은 단순히 일의 의미를 넘어, 지루함을 이겨내고 회복 탄력성을 제공한다. 강점과 사명이 만나면 일은 단순한 업무를 넘어 나의 정체성과 연결된다.
이 세 가지를 기억한다면, 현재의 일이 미래와 정확히 연결되지 않아도 언젠가 그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돌아보면 내가 걸어온 길도 그랬다. 아마 많은 분들이 비슷한 경험을 해왔을 것이다. 인생에는 버릴 것이 없다.
그러니 지금 하는 일이 나의 인생 퍼즐의 한 조각임을 믿고, 강점을 활용하며, 완벽을 추구하는 자세로 매일을 살아가길 바란다. 어느새 크게 불어난 정체성 자본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적용질문>
1.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나의 미래와 연결되려면 어떤 기술, 경험, 또는 네트워크를 쌓아야 할까?
2. 과거에는 의미를 몰랐던 경험 중 시간이 지나 깨달음을 준 사례는 무엇인가? 그것이 오늘 나에게 주는 교훈은?
3. 지금 하는 일을 완벽하게 하기 위해 내가 가진 강점과 재능은 무엇인가? 이를 최대한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