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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지성 Mar 26. 2024

밥 이야기 여덟 번째 - 손님맞이

처남 방문 하는 날

 처남, 그러니까 아내의 남동생은 세종시에 삽니다. 주말마다 서울 본가에 오긴 하지만 1년에 마주하는 날은 손꼽습니다. 처남을 만나는 날이면 맛있는 음식과 술을 마시고 그간 지냈던 이야기를 나눕니다. 결혼하라는 잔소리는 어느덧 하지 않습니다. 본인은 얼마나 스트레스일지 알기 때문입니다. 행복하게 살기만 바랄 뿐입니다. 처남이 금요일 밤 저녁 먹으러 집에 온다는 소식입니다. 오늘은 손님맞이 음식에 관한 얘기입니다. 소중한 우리 식구 우리 처남이 방문하는 날에 관한 얘기입니다.


  봄이기도 하고, 봄에 어울리는 제철 음식을 준비하기로 합니다. 미나리를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했습니다. 해산물을 좋아하는 아내와 처남의 식성도 고려했습니다. 준비한 음식은 미나리 초무침, 쭈꾸미 볶음, 오징어 숙회, 보쌈, 미역국입니다. 밥은 쭈꾸미 양념에 볶아 먹기로 했습니다. 음식 재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재료 : 미나리 1단, 쭈꾸미 1팩(1kg), 오징어 2마리, 앞다리살 수육 700g, 자연산 미역, 한우양지, 기타 양념


 우선 미나리입니다. 미나리는 봄철에만 맛볼 수 있는 귀한 식재료죠. 상큼하고 아삭한 맛이 일품입니다. 미나리는 고기와 잘 어울리는데 보통 생으로 먹곤 합니다. 오늘은 초무침을 할 거라서 먼저 미나리 손질을 합니다. 우선 커다란 볼에 미나리를 넣고 물을 담습니다. 미나리에는 거머리가 종종 있기 때문에 식초를 부어 소독하는 과정이 필수입니다. 30분 정도 담가 놓고, 충분히 헹구면 이물질이 떨어져 나갑니다. 끝부분 밑동은 버리고 새끼손가락 정도 크기로 듬성듬성 썰어 물기를 제거하고 볼에 넣습니다. 초무침에 어울릴만한 양념을 준비합니다. 고추장, 고춧가루, 참기름, 간장, 참치액, 올리고당, 물, 식초를 넣어 섞어 줍니다. 기호에 따라 고춧가루나 식초를 더 넣어주기도 합니다. 양념은 숙성하면 맛이 좋기 때문에 미리 만들어 놓아도 좋습니다. 깨를 넣어 고소한 풍미를 더해도 좋습니다. 이 마저도 귀찮으면 마트에서 아무 초장이나 사도 맛있습니다. 주 재료가 맛있고 신선하면 소스는 거들 뿐입니다. 커다란 볼에 잘라둔 미나리를 넣고 양념을 넣은 후 손으로 조물조물 버무려 줍니다. 양이 많은 것 같아도 양념이 들어가면 숨이 죽습니다. 숨이 죽으면 밑에 가라앉은 양념을 위로 올리는 과정을 반복해 줍니다. 깊은 맛이 더해집니다.


 쭈꾸미입니다. 쭈꾸미는 생물과 냉동으로 나뉩니다. 또한, 손질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쭈꾸미 손질은 아래 네 가지 중 하나로 하시면 됩니다.

 1) 손질 안된 생물 : 밀가루로 쭈꾸미를 씻습니다. 이물질이 따라 나올 텐데 물이 깨끗해질 때까지 헹궈줍니다. 그리고 머리를 잘라 내장을 발라내줍니다.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줍니다.

 2) 손질된 생물 : 밀가루로 쭈꾸미를 씻어주기만 하면 됩니다. 손질 안된 쭈꾸미에 비해 간단합니다.

 3) 손질된 냉동 : 우선 해동을 합니다. 찬물에 담가도 되고, 냉장고 냉장에 넣어도 됩니다. 실온에 놔도도 좋습니다. 어쨌듯 해동이 우선입니다. 그런 다음 손질 안된 생물 처리와 같습니다. 

 4) 손질 안된 냉동 : 가급적 이건 사지 마세요. 내장하고 같이 얼었던 쭈꾸미는 해동해도 특유의 냄새가 납니다. 냉동은 손질된 제품을 추천합니다.

 양념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집에 있는 야채를 채 썰어 준비합니다. 양파도 좋고, 파도 좋고, 당근, 홍고추, 청양고추 다 좋습니다. 양배추도 넣어주면 좋고요. 듬성듬성 채 썰어 줍니다. 고추장, 고춧가루, 참치액, 올리고당, 간장, 간 마늘 등을 섞어서 그릇에 담아 놓습니다. 양념은 기호라서 본인 입맛에 맞는 양념을 추가하면 됩니다. 시판되는 쭈꾸미 양념소스도 좋습니다.

 본격적으로 요리하겠습니다. 쭈꾸미를 바로 볶으면 잘 익지도 않고 질겨집니다. 따라서 귀찮더라도 한번 삶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물을 넉넉히 넣고 끓으면 쭈꾸미를 30초에서 1분 정도만 익힙니다. 그런 꽃처럼 벌어지는 쭈꾸미를 볼 수 있습니다. 체에 받쳐 물기를 빼줍니다. 찐 용기는 옆에 둡니다. 오징어 숙회를 만들 거라서요. 팬에 기름을 두르고 파를 넣습니다. 파기름이 어느 정도 올라오면 고춧가루를 한 스푼만 넣습니다. 고추 기름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이때 야채를 넣어줍니다. 불은 강불입니다. 야채가 어느 정도 익으면 쭈꾸미와 양념을 넣고 볶아 줍니다. 절대 강불로 유지하며 빠르게 볶아줍니다. 쭈꾸미 수분도 날아가지 않고 야채도 식감이 좋습니다. 볶아 주면 접시에 담고 깨를 뿌려줍니다. 


 오징어 숙회입니다. 제가 만드는 오징어 숙회는 물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물이 들어가지 않아서 오징어 특유의 맛과 향을 오롯이 즐길 수 있습니다. 오징어도 먼저 손질이 필요합니다. 오징어도 쭈꾸미와 같이 냉동과 냉장으로 나눌 수 있는데, 손질 방법은 쭈꾸미와 비슷합니다. 머릿속에 있는 내장과 눈과 입을 제거합니다. 깨끗이 씻은 후 물기를 제거하고, 쭈꾸미를 삶았던 통에 넣습니다. 이때 물을 넣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센 불로 1분에서 2분 정도 뚜껑을 닫고 끓입니다. 시간이 지나 뚜껑을 열면 빨간 살이 보이는 오징어 숙회가 완성된 걸 보실 수 있습니다. 식으면 썰어 접시에 담습니다. 무수분 숙회 정말 맛있습니다. 물에 넣고 오징어를 삶지 마세요.


 보쌈입니다. 보쌈에 진심이라 이것저것 많이 시도했습니다. 기본적인 된장 베이스에 삶기도 하고, 막걸리, 쌍화탕, 콜라 물에 삶기도 했는데 부드럽고 촉촉한 보쌈을 먹는데 중요한 건 무엇으로 삶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삶느냐였습니다. 그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저는 콜라로 보쌈을 삶아 보겠습니다. 

 고기를 넣고 물을 끓이느냐, 물이 끓을 때 고기를 넣느냐 생각해 보셨나요? 저는 물이 끓으면 보쌈을 넣는 편이 더 맛있습니다. 우선 콜라를 냄비에 넣고 고기가 잠길 양을 생각해서 나머지는 물을 붓습니다. 콜라는 연육작용을 도와줘서 고기를 부드럽게 해줍니다. 콜라가 들어가서 콜라맛이 날거라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된장은 한 스푼만 넣으면 됩니다. 이걸로 끝입니다. 불을 강불로 넣고 끓입니다. 물이 끓으면 보쌈을 넣고 중불로 불을 낮춥니다. 뚜껑은 닫지 않습니다. 이렇게 40분을 삶습니다. 그다음이 중요한데요. 40분 삶고 불을 끊인 뒤 10분 정도 뚜껑을 덮습니다. 중불로 약하게 익던 고기가 육즙을 잔뜩 머금는 고기로 탈바꿈합니다. 10분 뜸 들인 뒤 맛있게 잘라 접시에 답습니다. 정말 꿀맛입니다.

 미역국은 이전에 작성했던 포스팅 그대로 하면 됩니다. 밥은 쭈꾸미 양념에 볶을 양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소주와 맥주를 준비하고 처남을 기다립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인연이 되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살아가는 얘기, 재미있는 얘기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산다는 것이 늘 좋지만은 않습니다만, 가족은 큰 위로와 힘이 됩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을 위해 음식을 준비한다는 것은 또 다른 행복입니다. 함께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한 저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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