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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피 Nov 27. 2023

우리의 만남은

어디선가 달콤하고 황홀한 냄새가 나의 호기심을 자극해요. 


‘킁킁, 이게 어디서 나는 냄새지?’ 


나는 바닥에 코를 박고 달콤한 냄새를 찾아 한참을 킁킁거렸지만 어디에 숨어있는지 도통 찾을 수가 없어요. 


'분명, 냄새가 나는데.'


어딘가를 향해서 고개를 들었던 그 순간, 나는 처음 보는 광경에 깜짝 놀랐어요. 


'와..'

“왈! 저게 뭐야? 둥근 다리가 하늘에 떠있어! 왈 왈.”     


달콤한 냄새는 고개를 드니 더 진하게 났어요. 이 향기의 주인공은 둥근 다리가 확실해요. 그런데 아무리 달려 봐도 잡을 수가 없었어요.     


"헥헥."     

“맛있겠다.. 내 둥근 다리.. 왈왈, 왈.”      

“아유 시끄러워. 다리가 아니라 무지개야, 이 바보야!”     


보다 못한 참새가 말했어요.     


“무지개? 그게 뭔데?”     

“비가 그치면 뜨는 건데, 일곱 빛깔을 가지고 있지. 물론 먹는 건 아니야.”     

“일곱 빛깔....?”     

“응,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 자연은 구름이 네가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색을 가지고 있을걸.”      

“참새 너는 좋겠다. 어디든 날아갈 수 있잖아. 혹시 무지개한테도 가봤어?”

“당연하지. 이 두 날개로는 못 가는 곳이 없지! 난 이만”

“앗, 참새야 잠깐만~!”


물어보고 싶은 게 참 많았는데 참새는 멀리 날아가 버렸어요. 


‘무지개.. 이름도 예쁘다..’ 


온 세상이 향기로움과 달콤함으로 가득 찬 그날은 더 행복했어요. 무지개가 가지고 있는 색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정말 아름다울 것이라고 확신해요. 밤이 되자 무지개도 향기도 사라졌지만 나는 꿈을 꿨어요. 커다란 성에서 시작된 무지개를 드디어 만나서 미끄럼도 타고 달콤한 무지개 사탕을 마음껏 먹는 황홀한 꿈을 꿔요. 


내 생에 처음 겪는 잊지 못할 하루예요.



나는 그날 이후로 매일매일 비 오는 날을 기다렸어요. 


'투둑, 투둑.'

"어?! 와, 비온다! 드디어 온다! 왈,왈."


그런데 비가 오면 당연히 뜨는 줄 알았던 무지개는 보이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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