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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피 Aug 11. 2023

[프롤로그]나 돌아갈래

Incredible India

새벽에 인도에 도착한 나는 날이 밝을 때까지 공항에 있기로 결정하였다. 인도 공항은 공사 중이었고 매우 어수선했다. 곳곳에 총을 든 경비원이 엄숙한 표정으로 서있었고 간혹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뜨겁고 습한 공기는 새벽임에도 느껴졌다. 


날이 밝아 공항을 나선 나는 충격에 휩싸였다. 여기저기 길고 짧은 경적소리가 정신을 혼미하게 했다. 흩어져가는 흙먼지 사이로 부패한 쓰레기가 쌓여있는 거리, 그 쓰레기를 먹고 있는 소, 거대한 소들은 차도를 막고 있어 교통체증을 야기했다. 

 “마담!! 마담!!” 

 “마담!! 릭샤?”

이빨이 누렇게 뜬 릭샤꾼들 수십 명이 달려들어 자신의 릭샤를 타라며 소리치는 와중에 정신이 멍하다.

 ‘정신 차려!!!'


내 안에 무언가 소리친다. 

나는 얼른 내 손의 인도 100배 즐기기 책을 펼쳤다. 다시 한번 행선지를 파악한 뒤 외쳤다. 

 “빠하르간즈, 하우머치?” 

 “1000루피!” 

 “2000루피!”

 무슨 경매현장도 아니고, 외치는 금액은 또 천차만별이라 어떤 릭샤를 타야 할지 몰랐다. 일단 그중에서 금액을 가장 싸게 부르신 기사님의 릭샤를 잡아탔는데 나중에서야 알았다. 내가 낸 금액이 정상가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었다는 것을... 


릭샤를 무사히 탔다고 안심하긴 이르다. 

이때부터 또 다른 정글이니 자꾸만 빠져나가는 정신 줄을 단단히 붙잡아야 한다. 4인 아니 5인 가족이 탄 오토바이, 백미러가 없는 자동차와 릭샤들, 교통 표지판을 찾아볼 수 없는 도로. 그간 많은 나라를 오갔지만 처음 보는 광경에 눈이 바쁘다. 릭샤가 신호에 결려 잠깐 섰을 때는 거지들이 떼로 몰려와 불쌍한 표정으로 마담이라 부른다. 한두 명이 아닌데 대부분 아이들이다. 어떤 언니는 내 팔뚝만 한 아이를 보이며 '밀크'를 외쳐댄다. 마음이 짠하여 돈을 꺼내려는 찰나 갑작스런 엑셀로 다시 출발. 


뭐 이리 중간이 없지..?


오물이 넘쳐나는 도로에서 빠르고 힘 센 자동차가 '내가 최고지~~' 하며 곡예를 부린다. 잔뜩 화가 나서 코를 씩씩 거리며 달리는 황소들 같다. 배멀미도 없던 난데 턱까지 찬 토사물이 금방 나올 것 같다. 

  

 인도, 만만한 도시가 아니다. 엄마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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