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생존
‘적자생존’의 생존력
학교에서 진화론을 공부할 때 배웠던 표현이다. ‘환경에 적응하는 생물만이 살아남는다.’ 경쟁을 부추기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실감하게 되는 말이다.
이제 ‘적자생존’을 이렇게 해석하기도 한다. ‘적는 자가 살아남는다.’ 재미 삼아 하는 말이긴 해도 이렇게 회자하는 이 단어의 생존력 또한 인정해야겠다, 나이가 들어가니 이 말이 명언임을 다시 느낀다.
기억력이 좋았던 사람들도 자신할 수 없다
매일 똑같은 일만 계속되는 삶은 없다. 단순한 하루하루여도 그 전날과 같은 날은 아니다.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다 보면 여러 일이 있기 마련이고, 사회생활을 유지하려면 약속을 하게 된다. 적어놓지 않으면 약속을 겹쳐 정하기도 한다. 적는 습관이 그래서 중요하다.
약속이 많지 않은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내일 약속이니 기억하겠거니 생각하다가 깜빡 잊어버리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큰 일이건 사소한 일이건 주변에 할 일들이 널려 있고 신경 쓸 일이 많아서 그러기도 하지만 텔레비전이나 휴대전화같이 우리의 관심을 끄는 매체들이 정신 줄을 다른 곳으로 가져가 버린다.
그날 할 일로 정해놓은 일조차도 다른 데 빠져있다가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생긴다. 나 혼자 할 일이면 다른 날로 미뤄서 하면 되니 정신 나갔던 자신만 탓하면 되지만 다른 사람과 관련되었을 경우는 일을 그르치게 되고 자신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게 된다. 실수가 많아지다 보면 다른 사람만이 아니라 자신도 스스로에게 실망하게 되고 자존감이 떨어지기도 한다.
기억력이 좋았던 사람들도 자신할 수 없다. 조그만 실수를 자주 하는 현재 상황을 인정해야 한다. 크게 좌절할 일은 아니다. 노화로 오는 내적 요인이든 관심을 끌어당기는 외적 요인이든 실수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각자의 방법으로 메모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자. 휴대전화에 적어놓아도 좋다.
나의 일정 관리 요령
나는 밖에서 정해진 일이나 남겨놓을 생각들은 휴대전화의 달력과 메모장을 활용한다. 일정에 관련된 것은 집에 와서 탁상용 달력에 적어놓는다. 나의 일정 관리 요령은 이 달력이다. 모든 약속과 챙겨야 할 날들을 메모해 놓고 눈에 잘 띄는 곳에 놓아 하루에도 수시로 볼 수 있도록 한다.
연말에 빠뜨리지 않고 하는 일 중 하나가 이듬해 탁상용 달력에 생일, 기일, 예금 만기일 등을 적어 놓는 거다. 매년 정해진 날들은 펜으로 써놓고 수시로 생기는 약속은 연필로 적어서 변동되는 일이 있으면 지우거나 고치면 된다. 그러면 중요한 기념일을 놓치는 일이 없다. 물론 사소한 약속도 잘 챙기게 된다. 며칠 안에 내가 할 일을 써놓기도 하고, 어느 달에 챙겨야 할 게 생기면 그 일을 그달 달력의 빈 곳에 적어놓는다.
서너 개를 다 기억하기가
이제 서너 개가 넘으면 기억하고 있기가 어렵다. 물건 사러 나갈 때 한두 개면 제대로 사 오는 데 서너 개가 되면 뭐였지 생각을 더듬는 일이 생긴다. 바로 생각나면 괜찮지만, 전혀 떠오르지 않는 때도 있다. 그래서 쇼핑리스트를 적는다. 정해진 물건이 있다면 상표나 가격까지 적어놓아 원하는 물건을 골라 올 수 있도록 한다.
한번 외출해서 서너 개의 볼 일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적지 않으면 한 군데 정도는 빠뜨리고 온다. 거리와 방향을 계산해서 어디부터 들리고 다음으로 어디를 가야 할지 장소를 적고 거기서 할 일도 적는다. 포스트잇 한 장에 적은 걸 챙기면 다음 날 다시 나가서 빠뜨린 일을 해야만 하는 실수가 생기지 않는다.
‘외울 거라 자신하지 말고, 적어라.’ 적는 자만이 현명하게 나이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