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길까?
지오가 어릴 때 MBTI라는 게 굉장히 유행했어.
만나기만 하면 서로의 MBTI를 묻곤 했고 아빠는 ESTJ였는데 그중에도 특히 3번째 알파벳에 해당하는 T와 F의 성향이 자주 이야기 되곤 했거든.
얼마 전 지인의 소개로 만난 어떤 친구가 아빠에게 이런 질문을 했어.
“대표님 와이프가 교통사고가 났다며 전화가 오면 뭐라고 대답하실 거예요?”
아빠는 이렇게 대답했어.
“보험회사에 전화했어?”
이렇게 대답한 아빠는 전형적인 T형이라고 하더라고.
오늘은 T와 F에 대한 아빠 생각을 이야기해보려고.
아빠가 알고 있는 어떤 커뮤니티가 있어. 그 커뮤니티에 리더는 아주 극단적인 T형인데 (참고로 아빠는 그 커뮤니티의 리더를 진심으로 존경해) 그를 추종하는 그 커뮤니티의 회원들은 아빠가 보기에 되게 이상하게 무조건적으로 T가 F보다 효율이 극대화되어 우수하다고 주장하고 자신들이 점점 완성도 높은 T가 되어가면서 일반적인 대중들과 대화가 어렵고 답답하다고 자랑하면서 그 리더에게 칭찬받고 싶어 해. 사실 T성향의 아빠 관점에서 그들의 그런 행동은 전혀 T스럽지도 않고 자기 객관화가 전혀 안 돼 보이거든. 이렇게 어떤 사람들은 T가 더 효율적이고 논리적이어서 우수하다. 또 어떤 집단은 씨xT라며 F가 더 인간적이다. 등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근데… 잘 들어 아들. 아빠 생각은 말이야.
T가 F보다 우수하고 효율적이고, 또는 F가 T보다 인간적이거나 더 선한 그런 건 절대 없어.
너의 성향이 T이던 F이던 그런 걸로는 절대로 너의 성공이 결정되지 않아.
예를 들어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싱어인 이소라 가수님의 성향은 아마도 F일듯한데 그분은 누가 뭐래도 우리나라에 가장 성공한 뮤지션 중의 한분이야. 심지어 금전적 수익을 일으키는 활동도 그렇게 효율적일 수 없어.
또 15년 넘도록 사업을 하고 있는 T성향의 아빠도 뭔가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T성향보다는 F의 성향을 최대한 꺼내보려고 노력해. 그게 초기에 추진력을 내는데 큰 도움이 되거든.
그리고 우리가 더 크고 부가가치가 높은 일을 하려면 여러 사람의 공감과 지지가 필요해. 그러기 위해 상호 이득을 위한 논리적인 계획이 반드시 필요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늘 부족해. 반드시 너의 진정성 있는 호소가 필요할 거야.
진정성 있는 호소는 지오가 원한다고 갑자기 전략적 웅변 따위로 한 번에 만들 수 없어. 평소 늘 사려 깊게 주변을 살피고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려는 너의 태도에서 배어 나오는 거야.
그러니 우리 아들은 늘 기억해. 스스로의 성향이 어느 쪽이건 남들이 만든 이론에 치우치지 말고…
시간의 힘을 믿고 하루에 하루만큼 전진하는 거야!
5000만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