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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내리는창가 Aug 18. 2023

Dreams come true

떠나볼까요, 아이슬란드? - 여행 2일 차

이제 우리의 발길은 드디어 그곳으로 향한다. 굴포스!! 얼마나 꿈꿔 왔던가! 나를 아이슬란드까지 이끈 바로 그 굴포스를 마침내 만나게 되었다. 차를 주차한 후 나무 계단을 내려가면 왼편으로 굴포스의 전경이 바로 눈에 들어온다. 너무나 거대한 크기여서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데, 오히려 멀리서 보는 모습이 굴포스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기에는 더 적합하다.

굴포스의 모습이 내 앞에 나타나자 코 끝이 찡해오고 시야가 흐려졌다. 다행히 비가 와서 겉으로 티는 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서서 동영상을 찍었다. 내가 굴포스와 처음 마주한 이 순간 굴포스의 모습을 영원히 남겨놓고 싶었다. 약 3분간의 동영상을 찍고 굴포스 바로 옆 전망대까지 발걸음을 옮겼지만 얼마못가 사진 찍고, 또 얼마못가 동영상 찍고, 또 얼마못가 우두커니 서서 감상하며 한 3분이면 이동할 거리를 30분이 넘도록 이동하고 있었다. 그만큼 경이로웠다. 내가 이 대자연을 마주하게 되었다는 게! 내가 그토록 오랫동안 꿈꿔온 소망을 드디어 이루게 되었다는 게! 이윽고 굴포스 옆 전망대에 올라 세상을 다 삼켜버릴 듯한 굴포스의 거친 물살을 바라보았다. 

굴포스 옆에 있는 전망대는 사실 진짜 전망대가 아니라 자연 너럭바위인데 폭포 바로 옆에 있어서 사람들이 이곳을 전망대로 쓰는 것이다. 이곳에서 거친 물살을 보고 있으면 의도치 않게 자연스레 물멍을 하게 되고 그러다 정신이 들면 또 온갖 상념에 사로잡힌다. 영원히 이 광경을 잊어버리고 싶지 않아서 보고 또 봤다. 내 기억에 또렷하게 새겨지도록. 아니 내 몸 세포 속에 새겨 넣고 싶었다. 그렇게 한참을 본 후 위쪽 전망대로 이동했다. 올라가는 길에 요즘 유행한다는 360도 파노라마 동영상을 찍었는데 그 후로도 여기저기 멋진 곳에서 이걸 찍으며 재밌는 추억을 쌓았다. 아이들을 통해 이런 신문화를 접하게 되는 것을 보니 나도 이제 구시대 어른의 범주에 속하게 된 것 같지만 여전히 이렇게 소통을 시도 한다. 위쪽 전망대로 올라가서 굴포스의 모습을 한참을 보고 있자니 이제 작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냥 가기엔 너무 아쉬웠다. 아이슬란드에 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 결국 애들은 쉬게 놔두고 혼자서 한번 더 내려갔다 왔다. 그리고는 오는 길에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언젠가 꼭 한번 다시 굴포스로 돌아올 거라고.  

아직 우리의 2일 차 여정이 끝난 게 아니다. 두 곳이 더 남아 있었다. 그런데 그중 첫 번째 목적지인 팍시폭포에 가니 여기도 주차비를 징수하고 있었다. 시간이 빠듯했던 데다 여긴 지나가다가 잠시 들러볼 계획이었던지라 주차비까지 내며 볼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마지막 목적지인 캐리드 분화구로 향했다. 

캐리드 분화구는 아이슬란드에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흔치 않은 관광지이다. 일단 이름이 분화구여서 오름처럼 생긴 지형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근처까지 다다랐을 때 혼자 봉긋한 봉우리가 몇 개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내비게이션은 엉뚱한 곳으로 차를 안내하는 게 아닌가. 그냥 평지에 주차장이 있고 출입구 게이트가 있었다. 살짝 의심스럽기는 했지만 일단 입장티켓을 사서 조금 걸어 들어가니 얼마 안 가 분화구가 나타났다. 

평지 같았지만 우리가 차를 타고 달려온 곳은 고원지대인 듯했고 주차장과 출입게이트가 있는 곳은 분화구의 한쪽 꼭대기 쪽이었다. 거기서부터 분화구를 한 바퀴 돌 수 있고 아래쪽에 있는 호수까지 내려가면 연못 주변으로도 산책로가 나 있었다. 우선 분화구를 한 바퀴 도는데 세찬 비바람에 온몸이 꽁꽁 얼어붙어 버릴 지경이었다. 자칫하면 강한 바람에 분화구 아래로 떨어질 것만 같았다. 그런데 그 와중에 조카는 또 야생블루베리를 찾아내서 시식을 한다. 물론 나도 같이. 여기서도 360도 파노라마 동영상을 찍고 호수로 내려갔다. 거기엔 호수가 있었다. 즉 물이 있다는 뜻이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는 없는 법. 우린 물수제비를 했다. 우린 실력이 꽤 좋다. 물만 보면 물수제비를 해오길 어언 10여 년. 3단은 기본이고 몇 번에 걸쳐 7,8단까지 성공시키다 보니 다른 사람들이 따라 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그게 어디 하루아침에 될 일인가. 할 줄 몰라 답답해하는 사람들 옆에서 마지막으로 시범한번 보여주고 유유히 자리를 떴다. 둘째 날 우리의 숙소는 셀포스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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