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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업가 정담 Sep 23. 2024

직장인 성과평가 레벨업 스킬

What the Company Thinks #7

당신이 지금 직장인이라면 확실하게 일잘러로 인정받는 한 가지 스킬을 말씀드리고 싶다. 


현대는 직장 개념이 많이 희미하다. 과거처럼 회사에 의탁해서 인생을 개척하는 것보다 IT 서비스의 발달로 글로벌 프리랜서 직업이 많아진 세상이다. 노트북만 있으면 집이든 카페든 일한 만큼 보수를 받을 수 있기에 대기업 입사보다 유튜버를 꿈꾸는 꿈나무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에서 거쳐가는 단계든, 셀프 트레이닝을 위해서든 아니면 아직 회사에서 이룰 무언가가 있는 사람이든 지금 어떤 조직에 몸담고 있다면 좋은 평가를 받는 게 인생에서 여러모로 유리하다. 




그런 의미에서 회사 입장에서 일 잘하는 사람으로 평가하는 확실한 한 가지를 알아보자. 평가자의 입장이 되어보기 전에는 도대체 왜 나를 이렇게 평가하는 것일까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 역시 회사원으로 일할 때 최악의 평가를 받아본 경험이 있다(살면서 받아본 최악의 인사평가).


시중에 회사생활과 관련된 여러 가지 책들이 나와있고 일 잘하는 방법에 대한 글들도 많다. 하지만 아직도 나네가 대표로 있는 회사에서 성과평가를 할 때면 20 대 80의 파레토 법칙이 딱 들어맞는다. 20%는 일을 잘하는 사람이고 80%는 일을 못하는 사람이다. 


일을 잘한다는 말은 역량이 뛰어나다는 말과 같을 것이다. 그리고 역량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금까지 일한 경력과 고민한 생각의 크기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역량의 빠른 개선은 힘들지라도 실전에서 잘 써먹을 방법을 알아보자. 그것은 


일 잘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다. 

단순한 눈속임은 아니다. 일 잘하는 사람으로 보이도록 행동을 하면 놀랍게도 실제로 일도 잘하게 된다. 우리가 평가를 잘 받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고 가장 효과가 좋은 마법 같은 치트키를 평가자의 입장에서 소개한다.

 



직장인 A와 B가 있다. A는 명문대를 졸업하고 외국계 컨설팅 회사를 거친 명석한 두뇌와 실행능력을 보유한 뛰어난 인재다. B는 A만큼 학력이 좋거나 경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소통은 확실히 하는 사람이다. 


둘은 같은 회사에 입사해 각각 사업 1팀과 2팀에서 일하게 되었다. 각 팀장들은 다가오는 하반기 KPI를 수립하기 위해 팀원들에게 사업 전략자료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A는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좋은 기회라고 여겼다. 컨설팅회사에서 이미 전략적 사고와 자료 작성에는 도가 텄으므로 자신도 있었다. 모든 경험과 역량을 쏟아부어 체계적인 목차와 논리적 흐름으로 프레젠테이션 문서를 작성해 나갔다. 


B는 전사적인 사업전략을 작성하자니 막막했고 권한이 없었기 때문에 애매한 부분이 많았다. 그는 지시를 받은 직후 2 팀장에게 자신이 이해한 바가 맞는지 질문하여 확인했다. 


"올해 회사 목표는 거의 달성 중입니다만, 현재 예산이 얼마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반기 전략은 주어진 예산 안에서 작성할까요 아니면 추가예산을 가정할까요?"

"경쟁사가 최근 신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저희도 신제품 개발이 진행 중인데 3분기에 시장에 출시되는 것을 가정하여 계획을 잡을까요, 아니면 보수적으로 기존 라인업으로 갈까요?"

"최근 회사에서는 영업이익에 대해서 많이 강조하고 있으므로 마케팅 비용을 줄여서라도 영업이익을 확보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까요? 아니면 여전히 탑라인의 매출액을 우선하는 게 맞을까요?"


궁금했던 사항을 모두 확인한 B도 작업에 착수했다. 그리고 B는 본문 작성에 앞서 바로 다음 날 2 팀장에게 자료의 드래프트를 한 페이지로 요약하여 다시 공유했다.


"어제 논의한 대로 써머리를 작성해 보았습니다. 이 흐름대로 가볼까요? 본문까지 완성한 버전은 4일 후에 보여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팀장은 업무가 너무 정신없이 바빴던 나머지 일을 지시한 것도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B가 리마인드를 해주니 일정을 놓치지 않아 한결 마음이 놓였다. 


B는 4일 후 완성본을 다시 팀장에게 피드백했고, 2 팀장의 조언을 받아 최종본을 완성했다. A 또한 멋진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중이었고 더 좋은 보고서를 위해 디테일들을 계속 보완하고 있었다. 하지만 3-4일이 지나자 곧 다혈질인 1 팀장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A, 내가 얼마 전에 하반기 전략 자료 제출하라고 하지 않았어? 그거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우리가 지금 바로 성과평가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빠르게 피드백하기'이다. 


위 사례를 보면 업무 역량치는 A가 B보다 높다. 하지만 회사가 평가하는 A의 평가등급은 B보다 낮을 것이다. B가 A보다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우리가 어떻게 피드백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첫째, B처럼 바로 다음날 드래프트(초안)를 찔러 주자. 초기에 올바른 방향을 컨펌받고 일을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다. 빠르게 드래프트를 건네었다면 다소 엉성하더라도 상관없다. 완성도는 나중에 높이면 된다. 


반면 A는 드래프트로 방향을 확인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대로 일을 진행했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도 업무 과제를 한 번에 모두 이해하고 완벽한 결과물을 내는 것은 매우 드물다. 


째, B처럼 본인이 일을 착수했고 언제 결과물을 피드백할지 알려주자. 팀장이 체이싱 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럼 팀장 입장에서는 결과물의 퀄리티와 완성 시점이 예측 가능해지고 B에게는 본인이 안심하고 일을 맡겨도 된다고(권한위임: Empowerment) 생각하게 된다. 


A는 일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또 언제 완성할 수 있을지 일정에 대해서 피드백하지 않았기 때문에 1 팀장이 먼저 일이 되었는지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체이싱 하게 만드는 사람은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 


셋째, B처럼 수시로 피드백하여 태스크를 제시간에 완성하자. B는 처음에 애매한 부분이 없도록 질문을 했고, 다음날 드래프트로 다시 한번 방향을 컨펌받았으며, 중간 완성물로 최종 결과물의 가시성을 높였다. 결과적으로 시작부터 끝까지 회사의 방향과 맞춰가며 제시간에 일을 완료할 수 있었다. 


태스크가 제대로 완료되어야 담당자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태스크 결과와 담당자의 평가가 별개로 가기는 힘들다. A는 이미 '시간' 가치를 소진했다. A의 보고서가 논리적으로 완벽하게 작성되었다고 하더라도 방향 설정이 잘못되어 다시 작성해야 한다면 시간을 버린 셈이다. 


이처럼 완벽하지 않더라도 초기에 빠르게 피드백하여 방향을 제대로 설정하는 것이 무조건 낫다. 드래프트를 빨리 보여주는 것이 포인트다. 또 처음에 하는 질문은 오히려 질문자를 돋보이게 한다. 일에 대한 성의로 이해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일을 어떻게 진행하고 있고 언제 어느 단계를 완성할 것인지를 알려주는 것은 평가자에게는 예측 가능성을 높여주고 서로 공통의 시계를 바라보게 해 준다. 결과적으로 평가자는 담당자의 업무 완수능력을 높이 사게 된다.  




설명을 듣고 보니 너무 당연한 얘기고 이미 아는 내용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8년간 회사를 직접 운영하면서 이렇게 일하는 사람이 절대 20%를 넘는 일은 없었다. 대부분은 업무 지시를 받고 충분히 질문을 하거나 바로 드래프트를 공유하거나 일정을 피드백하지 않는다. 


부여받은 일이니까 데드라인까지 뭔가 제출하려고 하지만 중간 과정에서는 오고 가는 피드백이 없다. 그러면 최종적으로 잘못된 결과가 나와 버리고 이미 시간은 흘러 있다. 


또 피드백이 없기 때문에 팀장이나 경영진은 '그때 그 일 어떻게 됐어?'라고 묻게 된다. 이런 질문을 받게 된다면 이미 일을 못 했다는 뜻이다. 물어볼 틈도 없이 미리미리 알려줘야 일잘러가 된다.



이제 이 글의 핵심으로 가보자. 만약 A가 피드백 없이 최종적으로 1 팀장의 마음에 쏙 드는 결과물을 제출했다고 하면 A가 B 보다 좋은 평가를 받을까?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는 B보다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왜냐하면 평가자인 1 팀장은 태스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A와 호흡을 맞춰가며 결과물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생각지 못하기 때문이다. 1 팀장은 갑자기 운 좋게 보고서가 뿅 나온 느낌을 받을 것이다. 즉, 예측을 용이하게 만드는 과정을 A가 피드백으로 수행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번 결과가 좋았다고 하더라도 1 팀장이 A를 믿고 권한을 위임하기는 힘들다. A의 업무방식은 1 팀장에게는 진행과정을 알 수 없는 블랙박스 같을 테니까.      



이제 일할 때 완성도를 떠나서 무조건 빠르게 피드백해 보자. 분명 당신에 대한 평가치가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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