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명주 Jul 24. 2024

스페인 타파스 먹다가 회전초밥집을 떠올리다

여름휴가

이 날들을 위해 일 년을 살아간다 할 만큼 영국인들의 여름휴가는 무척 중요한 연중행사다. 비가 많고 20도 전후의 여름날이 계속되자, 쨍하게 뜨거운 여름이 그립다. 그날이 오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스스로 찾아 떠나는 게 빠를 것 같다.

나는 지금 가족들과 함께 대낮 최고 기온 36도인 스페인에서 휴가 중이다. 첫날은 살짝 현기증이 나기도 했다. 두 나라 간 기온차가 클 뿐만 아니라 뜨거운 태양의 직사광선에 맨 눈으로 걷다 보면 눈동자가 아린 지경이다.


물놀이에다 강한 햇볕에 노출되다 보니 쉽게 지치고 허기지다.


조금씩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어  타파스(Tapas)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오늘은 좀 특이하다. 계속 만들어 내놓는 음식들을 둘러보면서,  바에 앉아 먹고 싶은 음식을 골라 즐기는 시스템이다.


가격 합산을 미처 염두에 두지 못하고, 먹고 싶은 대로 집어 먹다가 계산서 들고 뒷목 잡던  회전초밥집 추억을 되새겨 보지만, 눈으로는 이미 먹어보고 싶은 음식들을 훑어보고 있다.

별로 배고프지 않다던 가족들은 하나하나 맛을 보더니 먹는 속도를 올린다.

앤초비 부르스게타
하몽과 메추리알, 데리야키 치킨, 스페인 순대 꼬치  브리치즈 튀김
감바스, 삼겹살 튀김, 앤초비-올리브와 화이트 와인

시원한 음료에 음식 몇 접시가 돌더니 다들 제법 배가 부르다 한다. 맛있어 나오던 흥분 에너지가 좀 가라앉고, 계산서를 받아 든다.


그렇게 정신들 차리자고 했건만...

분명 간식이었는데...

괜찮은 식당에서 각자 요리 하나씩 먹은 것과 같은 가격이 나왔다.


"여행은 경험이야. 잘 먹었어." 호기롭게 계산하고 일어난다. 아무렴, 여행은 먹부림이지.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 카드명세서를 받잡으면, 다시 한해 열심히 일할 마음자세가 딱 잡히지 싶다.



이전 19화 건강과 편의성, 두 마리 토끼 다 잡을 방법 있을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