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어릴 때는 잘 잡고 다녔던 것 같은데...
대화도 좋아하고 썰렁한 개그를 정말 좋아하는 우리 아빠지만,
무뚝뚝함과 감정기복이 크지 않은 흔한 갱상도 아빠와 다정하게 손을 잡고 걷는 것이 선뜻 쉽지 않다.
어릴 땐 아빠! 하면서 달려가서 안기고, 아빠를 엄청 찾아다녔던 것 같은데 다 커서는 용기가 필요한 일이 되었다. 엄마랑 스킨십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오히려 너무 붙어서 떨어지라고 하기도 하는데 말이다.
심지어 또, 아빠는 어딜 가든지 앞장서서 홀로 걷는다. 정말 직진 본능이란 말이 딱이다. 홀로 먼저 앞질러 가는 아빠를 보면서 엄마는 우리에게 "아빠~하고 부르면서 손 좀 잡아드려~" 한다.
그래서 며칠 전 용기를 내서 아빠 손을 잡았는데, 온 신경이 손에 쏠리는 느낌이었다. 너무나도 어색했다.
손을 잡고서 아빠를 쳐다보니... 너무나도 웃고 계셨다.
내가 더 용기를 내야 되는 거더라. 이렇게나 좋아하시는데 여태 어색해서 피했다니..
아빠가 너무 좋은데 왜 스킨십은 어려운 건지 알 수가 없다.
내가 더 용기를 낼게 아빠!
2023.08.29 날씨 흐림 기록 : 악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