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의 밤. 행사에서-
노래를 부르시는 아버지의 모습인데..
실력은..... 흠흠.... 음치시다. ㅋㅋㅋ
6세 때 할아버지를 여의고-
할머니 홀로, 7남매를 키워야 했기에..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나고-
자랄 수밖에 없었던, 우리 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온갖 굳은 일로 학비를 벌어가며,
대학도 혼자 독학으로 공부해야 했고-
사업도 맨땅에 헤딩하듯이 시작해서!!
나름 자수성가한, 전형적인 경상도 싸나이였는데-
그래서인지..
아버지는 정말로 지독한 구두쇠!! 였다.
맨날, 6.25 때 고생한 이야기를 하시며-
자식들인 우리는 복에 겨운 거라고…
(뻔한 레파토리의 잔소리가 반복되는 게,
그때는 정말.. 너무 듣기 싫었다;;;)
그러면서 또 맨날, 돈이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셨을 정도. 였으니..
그때의 우리 가족 모두는, 정말로-
우리 집이 가난한 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딱히.. 정말 필요한 걸 못 가졌다거나,
하고 싶은 걸 못했다거나, 뭐 그런 건 아니었지만-
그 필요한 것이나,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돈을 받아야 할 때.. 아버지는 절대로! 단 한번도!!
순순히.. 그냥 내 주신 적이 없었다.
왜? 꼭!! 그걸 해야만 하는지에 대해-
아버지한테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으며,
그러고 나서도, 주구장창 긴- 일장 연설과 함께,
조금은(?!) 애간장을 태우게 만들다가..
거의 자포자기 할 때쯤에야, 돈을..
그것도 50~70% 정도만 내어주셨고,
부족한 나머지 돈을 받아 내기 위해-
다시 설명과 연설과 애간장은 필수 코스였으니..
돈을 받고도, 원망이 남는..
그런 일들이 정말 많았다.
(지나고 보니, 어쩌면 이런 것조차..
복에 겨운 건지도? 모르겠단 생각은 들지만,
그때는 정말 아버지가 너무 미웠다.
어차피 줄 꺼, 시원하게 한 번에 줬으면-
서로 얼마나 편하고, 좋았을까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가족들에게는 너무도 야박(?!) 했던 아버지가,
밖에서는, 딸의 학교에 후원도 하시고..
'불우이웃 돕기' 같은 사회사업도 하시고..
심지어는, 아버지 회사의 경리 직원이었던-
언니의 시집까지.. 보내줬을 정도 였으니..
(고아였던 언니는, 상고를 졸업하자마자-
첫 직장으로, 아버지 회사에 들어왔는데..
언니가 결혼을 할 때..
아버지는 마치 친 딸을 시집 보내는 것처럼-
혼수도 다 마련해주시고,
결혼식장에 손을 잡고 들어가주셨다.
그 언니는, 아직도..
아버지 회사에 다니고 있다! ^^)
지금 생각해보면,
아버지가 참 멋지다!! 싶지만..
그때 당시에,
어렸던 나와 우리 가족들의 입장에서는..
상대적인 박탈감(?!) 이랄까..?
뭐 그런.. 서운한 마음이 먼저 앞섰던 것 같다.
그러던 차에, 아버지가 몰래 숨겨 놓은-
약간의 땅과 재산(?!)이 엄마에게 들통이 나면서,
그동안 쌓여왔던 모든 불만이 펑-!! 폭발해버린
엄마가 결국, 가출! 까지 감행하게 되는데..
엄마의 가출은 바로 다음 글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