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지독한 구두쇠 아버지!

by 황마담

송년의 밤. 행사에서-

노래를 부르시는 아버지의 모습인데..

실력은..... 흠흠.... 음치시다. ㅋㅋㅋ




6세 때 할아버지를 여의고-

할머니 홀로, 7남매를 키워야 했기에..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나고-

자랄 수밖에 없었던, 우리 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온갖 굳은 일로 학비를 벌어가며,

대학도 혼자 독학으로 공부해야 했고-


사업도 맨땅에 헤딩하듯이 시작해서!!

나름 자수성가한, 전형적인 경상도 싸나이였는데-


그래서인지..

아버지는 정말로 지독한 구두쇠!! 였다.


맨날, 6.25 때 고생한 이야기를 하시며-

자식들인 우리는 복에 겨운 거라고…


(뻔한 레파토리의 잔소리가 반복되는 게,
그때는 정말.. 너무 듣기 싫었다;;;)


그러면서 또 맨날, 돈이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셨을 정도. 였으니..


그때의 우리 가족 모두는, 정말로-

우리 집이 가난한 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딱히.. 정말 필요한 걸 못 가졌다거나,

하고 싶은 걸 못했다거나, 뭐 그런 건 아니었지만-


그 필요한 것이나,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돈을 받아야 할 때.. 아버지는 절대로! 단 한번도!!

순순히.. 그냥 내 주신 적이 없었다.


왜? 꼭!! 그걸 해야만 하는지에 대해-

아버지한테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으며,


그러고 나서도, 주구장창 긴- 일장 연설과 함께,

조금은(?!) 애간장을 태우게 만들다가..


거의 자포자기 할 때쯤에야, 돈을..

그것도 50~70% 정도만 내어주셨고,


부족한 나머지 돈을 받아 내기 위해-

다시 설명과 연설과 애간장은 필수 코스였으니..


돈을 받고도, 원망이 남는..

그런 일들이 정말 많았다.


(지나고 보니, 어쩌면 이런 것조차..
복에 겨운 건지도? 모르겠단 생각은 들지만,
그때는 정말 아버지가 너무 미웠다.

어차피 줄 꺼, 시원하게 한 번에 줬으면-
서로 얼마나 편하고, 좋았을까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가족들에게는 너무도 야박(?!) 했던 아버지가,


밖에서는, 딸의 학교에 후원도 하시고..

'불우이웃 돕기' 같은 사회사업도 하시고..


심지어는, 아버지 회사의 경리 직원이었던-

언니의 시집까지.. 보내줬을 정도 였으니..


(고아였던 언니는, 상고를 졸업하자마자-
첫 직장으로, 아버지 회사에 들어왔는데..

언니가 결혼을 할 때..
아버지는 마치 친 딸을 시집 보내는 것처럼-
혼수도 다 마련해주시고,
결혼식장에 손을 잡고 들어가주셨다.

그 언니는, 아직도..
아버지 회사에 다니고 있다! ^^)


지금 생각해보면,

아버지가 참 멋지다!! 싶지만..


그때 당시에,

어렸던 나와 우리 가족들의 입장에서는..


상대적인 박탈감(?!) 이랄까..?

뭐 그런.. 서운한 마음이 먼저 앞섰던 것 같다.


그러던 차에, 아버지가 몰래 숨겨 놓은-

약간의 땅과 재산(?!)이 엄마에게 들통이 나면서,


그동안 쌓여왔던 모든 불만이 펑-!! 폭발해버린

엄마가 결국, 가출! 까지 감행하게 되는데..



엄마의 가출은 바로 다음 글로 이어집니다^^


keyword
이전 26화엄마의 도시락과의 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