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버지의 고향은 일본 미야자키.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살아온 곳은 경북 경산.
그리고 대학에 진학한 후,
청년기를 보낸 곳은 서울이었다.
그런 아버지가 전혀 연고가 없었던
부산을 제 2의 고향으로 여기면서,
지금껏 정착하게 된 계기가 있었으니..
그 첫 번째 계기는,
성인으로서 첫 사회 생활이라 할 수 있었던
군 생활을 부산에서 하셨기 때문이었다.
말로는 운이 좋았다고 하지만,
실상은 엄청난 노력의 댓가였을 것이 분명한 -
PX 근무를 하면서, 몰래 빼돌린 물건들을
팔아서 생활비를 벌었다고 했는데..
(확실한 범법 행위지만, 벌써 60년 전의 일이니
공소시효를 감안해서 너그러이 이해해주시랍!^^;;)
이 때, 돈독하게 맺어졌던 커넥션(?!)과
꽤나 짭짤했던 수입이 "부산 = 성공" 이라는
강렬한 기억으로 남았던 것 같다.
그래선지,
부산이 고향인 엄마를 만나 결혼을 하셨고..
교사 생활을 하는 동안,
주경야독으로 배웠던 식자 / 인쇄 쪽 일로
사업을 하겠다고 결심했을 때.
그 시작을 부산에서 하겠다는 결단도
선뜻 내릴 수 있었던 것 같다.
당시에, 아버지는 이런 생각을 하셨더란다.
제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서울에서 이미 잘 나가고 있는 동아출판사나
금성출판사 등을 절대 이길 자신이 없더라고.
그래서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보다,
제 2의 수도인 부산을 터전으로 삼아..
한강 이남을 다 먹어보고 싶었다고.
실로 야심만만하고,
대찬 포부를 지녔었다고 하겠는데-
그랬던 30대의 아버지는 결국,
꿈을 현실로 일구어내셨다.
아주 크진 않지만, 지금껏 탄탄하게-
출판, 인쇄업을 계속 하고 계시니 말이다.
진정한 자수성가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우리 아버지.
온 맘을 다해... 뜨겁게 박수를 쳐드리고 싶다.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아버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