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2월 9일 (음)에, 부산 동래 온천장에서..
2남 3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너무 어려서 그랬던 건지,
아니면 부산이란 곳이 그래도 전쟁의 화마로부터는
안전한 피난처여서 그랬던 건지,
엄마에게 특별한 전쟁의 기억은 남아있지 않았다.
다만, 어린 시절에 산으로 - 들로 뛰어다니며,
개구리와 메뚜기를 잡아먹곤 했다는...
심지어 쥐도 잡아 먹어본 적이 있다는 추억담을
마치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이야기마냥
희안하게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옛날의 - 널판지로 대충 덮어둔 -
푸세식 화장실 똥통에 빠지는 바람에,
아무리 씻어도 사라지지 않았던 지독한 냄새로,
거의 한달 이상을 아무도 옆에 오지 않더라는...
그게 똥 독이 올라 고생한 것보다 더 부끄럽더라는..
웃픈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도 난다. ㅋㅋ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는 아니었다.
그런데도 나는 그 단순한 사실을
한참을 나이 먹도록 깨닫지 못했다.
엄마에게도 어린 시절이,
소녀 시절의 꿈이 있었다는 것을...
엄마이기 이전에,
한 여자이자, 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조금은 철이 들어,
한발짝 떨어져서 ‘엄마’ 라는 사람에 대해,
그 사람의 인생에 대해 생각을 해 보게 되었는데-
그런 마음으로 이 사진을 보면...
그냥 애틋하다.
어쩌면 이런 애틋함이,
내가 이렇게 우리 부모님과 가족에 대해...
글을 써보기로 결심하게 된 이유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