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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마담 Dec 09. 2023

대책 없이 훌쩍- 유럽 배낭여행을 떠나다!



햇수로 3년에 걸친,

"기록영화제작소 보임" 회사를 그만 두고..


장장 10년에 걸친,

첫사랑과도 이별의 종지부를 찍으면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많이 지쳐있던 나는,

그저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고만 싶은 마음에..


엄마에게 사기를 쳐서(?!) 목돈을 받아내고,

배낭 여행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기록영화제작소 보임"에서 일을 하는 동안,

졸지에 프로듀서가 되긴 했으나-


대학까지 졸업을 하고도, 부모님께 용돈을 계속

타서 써야 했을 정도로, 내가 무능하기도 했고..


또, 그때까지만 해도-

영화업계를 화류계(?!) 또는 딴따라 계열이라 여겨,

반기는 어른들이 거의 없었던 시절이었던 지라..


당시에, 우리 부모님도 내가 영화 쪽 일을 하는 것을

엄청나게 싫어하고 반대 하셨기에-

그동안 하던 일을 그만두는 것을 미끼(?!) 로..


"여행을 보내주면, 다녀와서 정신을 차리고,
영화가 아니라.. 정상적인(?!) 다른 일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찾아보겠다."


엄마에게 굳게굳게- 약속을 하면서,

여행 갈 경비를 받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ㅎㅎ


(그때는 정말로 그게 진심이었으나, 나중에-
결과적으로는.. 사기가 되어 버렸다;;;ㅋ)




여행을 계획하면서, 처음에는.. 미국.

뉴욕이나 로스엔젤레스 등으로 가고 싶었으나..


비자를 받기가 너무 까다롭고 어려워서,

정말 치사하고 더러워서, 바로 포기! 해버렸다.


지금은 나아진 듯 하지만, 그때는 유난히-

젊은 여성들에게는 미국 비자가 안 나왔는데..


그린 카드 (영주권을 얻기 위한 위장 결혼)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많아서 라고 했고..


그래선지, 비자를 받아내기 위해서는,

신원 보증과 부모님의 재산 (통장 잔고) 등-

각종 증빙 서류가 반드시 필요했는데..


당시에 나는, 그것도 절대! 불가능 했으니-

그 이유를, 이제와 솔직히 고백하자면..


무척이나 엄했던 아버지에게 딸이 혼자, 외국으로!

여행을 가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기에..


모든 일은 엄마와 나 사이에, 둘만의 비밀로-

극비리에.. 진행되어야만 했기 때문이었다;;;ㅋ




그래서 결국, 별도의 비자가 필요 없었던-

유럽 배낭여행 쪽으로 가닥을 잡게 되었는데..


그때 마침. 오랜 친구였던 봄이가,

‘씨에 프랑스’ 라는 여행사에 다니고 있어서..


봄이의 도움으로,

수속은 정말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고..


나는 여행을 결심 하고는, 딱 1주일 만에!!

유럽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되었다.


(유럽에 체류 중이었던 선배와 동생 덕분에,
들어가고, 나올 나라가 정해질 수 있었던 것은
정말 다행이자, 행운이었다^^)




1996년 가을. 난생 처음으로,

해외 여행을 떠나는 내 손에 쥐어졌던 건-


왕복 비행기 티켓과
2달 동안의 여행을 책임질 유레일 패스와
경비로 사용할 약간의 달러와 여행자 수표.
그리고, 달랑 책 한 권.
“세계를 간다. 배낭여행 - 유럽 편”


그런데, 그 한 권의 책도 심지어는-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처음 읽기 시작했고..


그 외에는, 2달이라는 긴 시간동안-

어디로, 어떻게 여행을 다닐지에 대해서..


아무런 생각이나 계획이 전혀 없었을 정도로,

정말 대책 없이 떠나버린 여행이었으니..


(여행을 준비했던 '1주일'이라는 시간은..
가방이나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하고,
짐을 꾸리고, 밀린 약속들을 처리하고,
친구들을 만나기에도 빠듯한 시간이었다;;ㅋ)


일단 질러놓고, 닥쳐서 해결하는!!

진정 나쁜 버릇(?!) 의 진수를 보여줬던!!


나의 첫 번째 유럽 배낭여행은,

그렇게.. 시작이 되고야 말았다!




출발하기 전날. 나름은,

긴 비행시간을 극복하고 버텨보기 위해..


친구들과 술을 마시면서,

꼴딱- 밤을 새고 비행기를 탔는데..


그 덕에, 한참을 쿨쿨- 자다가 깨서,

그제야.. 혼자 비행기를 탔다는 생각에..


앞으로의 시간이 갑자기 너무 두려워져서,

정말 실제로 엉엉- 울고 말았고..


그렇게.. 눈물과 함께!

여행이 시작되었던.. 기억이 난다. ㅋㅋ


나중에, 두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도 엉엉- 울었는데..


그때는 돌아오기 싫어서,

유럽이 너무 좋아서였다는 건 안비밀이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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