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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마담 Dec 09. 2023

깊은 상처를 남기고.. 보임을 그만 두다!



솔직히 고백 하자면, 나는..

<낮은 목소리2> 작업을 완전히 끝내지 못했다.


정확히 1996년 9월에..

만으로 2년, 햇수로 3년에 걸친-


"기록영화제작소 보임" 에서의,

동거동락했던 생활을 박차고 나왔던 것인데..


그 이유를, 상세히 다 밝힐 수는 없지만..

가장 컸던 건, 사람들 간의 '관계' 의 문제였다.


이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
일이 힘든 것은 얼마든지 참고 버틸 수 있지만
사람들과의 관계가 복잡하게 꼬이기 시작하면
그걸 견뎌내기란.. 무척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그 때. 나를 너무 힘들게 했던 문제 중 하나는,

전혀 의도치 않게- 내가 기묘한 삼각관계(?!),

그 한 가운데에 끼게(?!) 되었던 것이었고..


더욱 결정적인 문제로는,

우리의 후원자를 자처했던 한 사람 때문이었는데..


(실제로도 그 사람은, 우리에게.. 그리고,
우리의 작업에 많은 도움을 주기도 했다.)


언젠가부터, 내가 그 사람 - S에게,

완전히 미운 털이 박혀 버려서..


꽤 오래전부터, 스탭들이 알게 모르게-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괴롭힘을 당해오던 차에..


(S가 나를 미워하는 이유도 알고는 있었지만,
그건 내 의지나 의도와는 전혀 무관한-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의 문제였던 지라..

그저 당하는 것 밖에.. 그때의 어린 내가,
달리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S의 제안으로, 모두 함께 떠났던 여름 MT에서,

기어이.. 사건은 터지고야 말았다. ㅠㅠ




처음, S가 지쳐 있는 우리 스탭들을 위해-

자기 아버지 소유의 경주 콘도로, 다같이!!

휴식을 겸한 MT를 떠나자고 제안했을 때부터..


나는 왠지- 불안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럼에도, 너무 좋아하는 스탭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따라 나서게 되었는데..


(그때까지 스탭들 전체 MT는 처음이었고!!
결국, 그것이 마지막 MT가 되고 말았다;;;)


다행히- 경주에 도착을 해서,

같이 산책을 하고, 저녁 식사를 했을 때까지는..

참 평온하고 좋았던 기억이 난다.


그. 런. 데.

식사를 마치고, 숙소에서 이어진 술자리에서..


갑자기 S가 너무나도 쌍팔년도 같은 방식으로(?!)

자비(자아비판)/ 상비(상호비판)을 하자는 것이다.


모두가 뜨아-?! 했지만..

마치 진실게임처럼, 그동안 서로에게 못했던-

마음 속의 깊은 이야기를 나눠보자는 의미라며..


강권(?!) 하는 S의 주장에,

우리는 결국.. 따를 수 밖에 없었고..


혼자만 "외부인" 이었음에도-

후원자라는 이유로, 자비/상비를 주관했던 S는..


내 순서가 되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취기를 빌어, 나를 향해.. 집중 포화! 융탄 폭격!!


그날 나는, 평생 들어보지도 못했던..

온갖 비판과 폭언을 한꺼번에 다 들어야만 했다;;;


(아마 지금까지도, 살아오면서 평생에-
가장 많은 폭언을 들었던 날로.. 기억된다.)


그러다보니, 분위기는 당연히 싸- 해졌고-

나를 포함한 스탭 모두는 뭐라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술잔만 벌컥벌컥- 들이키게 되었는데..


(외부인에, 후원자였으니.. 우리가 대놓고-
뭐라 말을 하기도 정말 애매한 상황이었다;;;)


어느새 취해버린 내가, 몸을 가누기 좀 힘들어서,

잠시 쇼파에 기대어 눕자..


“감히 어디서 누워? 어서 안 일어나?!!”


소리를 지르면서, 다시 이어진 S의 폭언.. 폭언..


골이 지끈- 머리가 터질 것처럼 아프고,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였음에도, 간신히-

내가 몸을 일으키자, 그때부터 다시..


“선배가 까라면 까고, 마시라면 마시는 거다.”
알았지?! 얼른 마셔! 원샷!!“


그러면서, S는 미친 듯이 술을 권했고..


악으로, 깡으로, 열심히 술을 받아 마셨던 나는,

끝내, 오바이트를 하기 위해 화장실로 달려갔다가..


거기서 위에 경련이 일어나서,

깜빡. 정신을 잃고 기절을 했던 것 같다.


(솔직히, 나는 지금도 알콜에 취약하거니와-
지나친 과음을 하게 되면 쇼크가 와서,
응급실에 실려 간 적도 여러 번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쿵쿵쿵-!!

화장실 문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S가 발로 차면서 쌍욕을 하고 있었고..


그 소리에 너무 놀라고 당황해서,

정신없이 밖으로 튀어나갔던 것 같은데..


그런 나를 향해,

S의 주먹이 날라오기 거의 일보 직전에..


기어이.. 참아왔던 스탭 중에서,

스틸 (현장사진) 기사를 했던 친구가 폭발!!!


당신이 뭔데,
우리한테 이렇게 깽판을 치는 거예요?
그동안 피디 언니가 얼마나 고생을 많이 했는데,
격려는 못해줄 망정, 왜 욕하고 함부로 해요??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조목조목 따지면서, S에게 대들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S는 타켓을 바꾸어,

스틸 기사를 향해 온갖 쌍욕을 하면서..


주방에 있던 모든 접시며, 컵이며, 그릇들이,

하늘로 붕붕- 날라 다니기 시작했는데..


나는 정말 얼마나 놀랐는지-

그 자리에서 그대로, 얼음이 되고 말았다. ㅠㅠ


(정말 꼼짝도 할 수가 없었는데..
그럼에도, 이 장면은 너무나도 선명하게,
마치 비현실적인(?!) 슬로우 비디오처럼,
내 기억에 완전히 각인 되었고..

아주 오랫동안, 나는 이 장면을 악몽처럼-
꿈을 꾸다, 헉-!!! 놀라서 깨는,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게 되었다.)




결국, S가 집어던진 접시를 퍽-!!

정통으로 맞은 스틸 기사는 피를 철철-

흘리면서, 병원 응급실로 실려가게 되었는데..


모두가 취했던 술이 확-!! 다 깰 정도로-

피비린내 나는, 한바탕 참극이 벌어진 가운데..


변영주 감독을 비롯하여,

한 무리의 스탭들은 같이 병원으로 달려갔고..


(그 날, 스틸 기사는 찢어진 이마와
눈가를 꿰메는 수술까지 받았다.)


어이없게도, S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술에 취해, 혼자 곤하게- 잠이 들어버렸으며..


나와 콘도에 남은 일부 스탭들은,

폐허처럼 난장판이 되어버린 그곳을-

밤새 청소를 해야만 했던.. 기억이 난다.




서울로 돌아와서, 너무나도 당연하게!!

스틸 기사는 일을 그만 두었고..


나 역시.. 오랜 고민 끝에,

"기록영화제작소 보임"을 그만두게 되었는데..


(S의 얼굴을 다시 보는 것도,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하는 것도,
그 때는 정말 모든 게.. 너무 두려웠다. ㅠㅠ)


어찌 보면, 완벽한 “타인“ 으로 인해..

그 잔인한 “폭언”과 “폭력성” 으로 인해..


내 인생이 다시 한 번 바뀌게 되었던!

일생일대의 초대형 사건으로!!


아주 오래도록, 나에게 깊은 상처로 남았던-

정말 아픈 기억에 대한 고백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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