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아이

by 황마담
나의 백일 사진이다.

나의 돌 즈음 사진이다.


나는 기묘하게, 별자리도 쌍둥이자리에-

생년월일과 이름이 "2개씩" 있는 아이였다.




생년월일은,

큰 아버지가 출생 신고를 잘못 하시는 바람에

실제 태어난 날자와 호적이 달랐고-


(그것도 무려 1년 하고도, 1달 2일이 차이 나는데-

년도는 차치하고, 날자는 아마 양력과 음력의

혼용 때문에 헷갈리셨던 듯 하다;;;)




이름도, 호적 상의 이름과

집에서 불리던 이름이 달랐는데-


할머니를 비롯하여, 친척들은 지금까지도!!

대부분 호적 상의 내 이름을 모른다. ㅋㅋㅋ


나리.


집에서 불리던 내 이름이었는데-

어릴 적의 나는 이 이름이 끔찍히도 싫었고,
호적 상의 정식 이름이 따로 있음에.. 감사했다.


너무도 흔한, '윤정’ 이라는 호적상의 이름도

딱히 마음에 드는 건 아니었지만..


“나리 나리 개나리~” 부터-
“나리 나리 사또나리~” 까지..


‘나리’ 라는 이름은 너무도 쉽게
사람들의 놀림감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어릴 때는, 멀쩡한(?!) 내 호적 이름을

몰라주는 친척들이 원망스러웠고-


아무리 내가 ‘나리’가 아님을 강변해도,
매번 도돌이표.
‘나리’로 돌아가 버리는 친척들이 미웠다.




학교에 입학하고, 나이가 들면서-

친척들을 만나는 횟수가 줄어들자,


오히려 내 주변에서는..
'나리' 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이 없어졌고,


그렇게.. 꽤나 오랜 시간동안,

나는 그 이름을 잊고 살아왔다.


그러다가, 몇 해 전. 설날..


허리 디스크 수술을 한 남동생을 대신해서,

연로하신 아버지를 모시고 시골에 내려가-

고향 친척 어른들을 대거 만나뵙고 왔는데..


그곳에서 나는, 다시 ‘나리’가 되었고..
이제는 그게.. 참으로 정겹고, 그립고, 좋았다. ^^


두 개였던 내가,

온전히 하나의 나로 합체되는 순간!!

그 느낌이.. 완전 짜릿! 했달까?! ㅎㅎㅎ


조만간, 요양원에 계신..

외할머니도 한번 만나뵙고 와야겠다.


“아이고~ 우리 나리 왔네~”


하는, 외할머니의 밝은 목소리가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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