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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했던 우리집 식탁의 풍경

by 황마담
젊은 시절의 부모님 모습이다^^


세상에나-

이 사진을 발견하고, 정말 깜놀! 했다!!!


두 분에게..

그것도 아버지에게.. 이런 면이 있었다니!!!


우리 어린 시절에는 절대로 목격할 수 없었던-

아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장면이다.


딱 걸렸네! 얼레리 꼴레리~~~ ㅋㅋㅋ




4.19 세대였던, 우리 아버지는..

TK 경북 출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름 진보 성향이었고..


그래선지, 식사도 상당히 진보적(?!) 이었는데..

(너무 갖다 붙인 건가?! ㅎㅎㅎ)


우리의 아침 식탁은 늘.. "서양식" 이었다.


단순히 빵과 우유가 아니라-

스프와 야채 샐러드에, 버터를 발라서

잘 구운 토스트와 각종 잼과 치즈는 기본이고..


야채를 잘게 다져서 구운 계란 요리나-

계란 후라이, 또는 오믈렛에.. 햄과 소세지 등..

정말 잘 차려진 “서양식 만찬" 이었던 것이다.


(나중에는 피자와 스파게티까지 등장했는데,
아마도.. 자식들의 까탈스러운 입맛이 크게
한 몫을 했을 것도 같다;;;)


요즘에야, 이런 서양식 식사가-

아주 자연스럽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80년대 중반이었던 당시에는, 정말 드물었는데-


그 덕에, 우리는.. 아주 오래 전, 어릴 때부터-

매우 서구적인 입맛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정작 요리를 하는 엄마가 완벽한 한국식 입맛!

진정한 밥순이. 였다는 거다.


그래서 늘.. 우리가 다 먹고 나면,

후식으로 과일까지 챙겨주고 나서야-


(우리 아버지는 지금도,
식후에는 무조건! 과일을 드셔야 한다;;;)


혼자, 식탁에 덩그마니 앉아서.. 밥과 김치를 먹는,

엄마의 모습을 보는 게 ‘일상’이었다.


가끔, 외식을 할 때도 마찬가지 였는데..


아버지와 우리가 먹고 싶어 하는 건-

늘.. 엄마의 입맛과는 잘 맞지 않았고..


그래서, 기껏 외식을 하고 돌아와서도-

엄마는 또 혼자.. 밥과 김치.. ㅠㅠ




어릴 때는, 오로지 한식 밖에 모르는

엄마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입맛도 변하면서 닮아가는 걸까?


나이가 들수록 점점-

엄마의 입맛을 닮아가고 있는 나를 발견하면서,

가끔씩.. 뭉클- 할 때가 있다.


(역시 조선 사람한테는,
조선 음식이 최고더라는~ ^^ㅋ)


이제는, 엄마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같이!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참 다행이고.. 정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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