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vs 종이책, 뭐가 더 좋아?

웹소설 작가라고 종이책 싫어하지 않아요

by 윤채

"책은 역시 종이로 봐야지. 아참, 넌 종이책 싫어하겠네?"



이 한 마디에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내 안의 열 페이지쯤 되는 반박문이 자동 재생됐다. 왜 어떤 사람들은 종이책만이 '진짜 책'이라는 듯 말할까?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말엔 전자책에 대한 은근한 깔봄이 묻어 있었다.



나는 웹소설을 쓰고 전자책을 만들고 매일같이 키보드 위에서 단어를 낳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종이책을 싫어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누구보다도 종이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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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서평 남길 책들 중 일부



지금도 내 책상 옆에는 종이책들이 쌓여 있다. 감정이 건드려졌을 때마다 다시 펴보는 시집, 줄을 그으며 필사했던 인문서, 출판사별로 구매한 고전 문학까지. 내 방에 가득한 종이책은 단지 읽는 도구가 아니다. 만지고, 냄새 맡고, 그 무게를 손에 올려두는 감각적 경험이다. 종이책에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깊이감이 있다.



전자책이 종이책과 다른 특징이 있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전자책은 가볍고 빠르며 접근성이 좋다. 틈만 나면 읽을 수 있고, 생각이 정리되면 곧바로 쓰거나 정리할 수 있다. 노트 기능, 하이라이트 기능, 동기화된 메모들 등 글을 쓰는 사람에겐 전자책은 또 하나의 책상이자 도서관이 된다.



내게 책이란 종이책만 의미하지 않는다. 종이책도 전자책도 '책'이다. 형식은 다를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마음과 문장, 사유는 다르지 않다. 전자책이라고 감동이 덜하지 않고, 종이책이라고 실용성이 떨어지지 않는다. 각각의 쓰임이 있고, 각각의 호흡이 있다. 글 쓰는 사람이라면 그걸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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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싫어하면 이만큼 많이 읽지도 못하고 기록하지도 못한다^^



종이책과 전자책의 논쟁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책을 읽고 있는지, 그 책이 내 삶을 조금이라도 흔들었는가이다. 어떤 이는 책장 앞에서 책을 읽고, 어떤 이는 출근길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읽는다. 둘 다 책을 사랑하는 방식이다.



웹소설 작가라고 해서 전자책 만드는 사람이라고 해서 종이책을 안 좋아한다는 건 무슨 편견인 걸까? 겉으로 보이는 형식보다 그 속의 내용과 가치를 믿는다.



누군가 내게 또, "책은 역시 종이로 봐야지. 아참, 넌 전자책 쓰니까 종이책 싫어하겠네?""라는 말에 나는 이렇게 답하길 잘했다.



"난 너랑 달리 책이라면 다 좋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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