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김’보다 ‘복귀력’이 중요한 이유
글을 잘 쓰고 싶다는 마음과 글을 꾸준히 쓰는 일은 전혀 다른 차원의 과제다. 대부분의 창작자들이 중도에 멈추는 이유는 실력 부족이 아니라 지속의 어려움 때문이다.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시작했지만 며칠 지나면 빈 페이지 앞에서 망설이게 되고, 그 망설임이 며칠씩 이어지다 보면 어느 순간 완전히 손을 놓게 된다. 그럴 때 창작자들은 흔히 이렇게 말한다.
“나는 역시 꾸준히 못 하는 사람인가 봐요.”
창작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매일 쓰는 완벽한 루틴’과 더불어, ‘멈춘 뒤에도 다시 돌아오는 힘’이다.
우리는 종종 매일 쓰는 사람만이 창작자라는 환상에 사로잡힌다. 물론 매일 쓰는 습관은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흐름이 끊기는 시점은 찾아온다. 그 순간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얼마나 자주 쓰는가 보다, 멈췄을 때 다시 돌아올 수 있는가이다.
창작은 단절을 피하는 기술이 아니라 복귀를 반복하는 과정에 가깝다.
꾸준함은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는 능력이 아니라 다시 돌아오는 습관에서 비롯된다. ‘꾸준한 사람’은 멈추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멈춘 뒤에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작하는 사람이다.
초보 창작자일수록 자신에게 그 관용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 단 한 번의 끊김으로 자신을 판단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돌아갈 여지를 남겨두는 태도가 지속 가능성을 만든다.
글쓰기가 끊겼을 때, 무작정 양을 회복하려 애쓰기보다는 리듬을 회복하는 것이 먼저다. 무거운 주제나 긴 글을 다시 붙들기보다 짧은 단상이나 일기처럼 가벼운 기록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중요한 것은 텍스트의 완성도가 아니라 다시 쓰는 흐름을 만드는 감각이다. 일정한 시간, 일정한 장소, 일정한 행동 같은 작고 단순한 조건을 만들어두면 생각보다 쉽게 복귀의 접점을 찾을 수 있다.
또한, 무엇보다 중요한 점을 다른 하나는 자신에 대한 해석이다. ‘또 멈췄네’라는 자책보다, ‘그래도 돌아왔다’는 자기 인식이 필요하다.
끊긴 시간보다 복귀한 행동에 집중하는 사람은 반복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는다. 결국 끝까지 가는 사람은, 포기하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 돌아올 줄 아는 사람이다.
창작은 완벽한 연속이 아니라, 불완전한 반복이다. 멈춤은 실패가 아니다. 오히려 복귀의 근거가 된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자주 끊겼는가’가 아니라, ‘몇 번이고 다시 쓰는 사람이 될 것인가’이다.
창작자의 진짜 실력은 복귀력에서 시작된다. 그 힘을 믿고 오늘 다시 써보는 일, 그것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