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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그린 Jun 11. 2024

되든 안 되든 오늘 또 쓴다

탈출하고 싶은 마음으로 글을 써도 좋을까

부정적인 생각을 품고 글을 쓰지 말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는 실패할 거야',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어' 같은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글쓰기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어떤 이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또 어떤 이는 현실에서의 도피를 위해 펜을 든다. 어떤 동기가 옳은지는 오직 글을 쓰는 이만이 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긍정이든 부정이든, 일단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기주 작가의 <보편의 단어>에서 그는 노트북을 켜고 회사를 탈출하기로 결심했던 날을 회상한다. 그의 글쓰기는 회사에서의 탈출이라는 강렬한 욕망에서 비롯되었다. 이처럼 때로는 우리가 무언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이 새로운 길로 이끌 수 있다.




A moment of reflection_Raimundo de Madrazo y Garreta (Spanish, 1841 - 1920)




글쓰기는 생각을 정리하고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든 글을 통해 그것을 세상에 내보내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인 행동으로 바꾸어낼 수 있는 힘을 글쓰기는 가지고 있다. 되든 안 되든, 오늘 또 글을 쓰는 것. 그것이 우리가 글쓰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일지 모른다.





▶ 요즘도 원고를 쓰기 위해 노트북을 켜고 거뭇한 키보드에 손을 얹으면, 회사에서 탈출하기로 처음 결심한 날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이제와 돌이켜보면 그때 내가 그런 마음을 먹을 수 있었던 건 작가가 되겠다는 포부가 확고했기 때문이라기보다 회사에서 탈출하고야 말겠다는 욕막이 너무나 강렬했기 때문인 것 같다. 무언가를 향해 다가가려는 마음이 아니라 무언가에서 벗어나려는 마음 덕분에 낯선 길로 접어들었다고 할까.

-이기주, 보편의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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