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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리븐 Aug 19. 2024

하나를 보면
전체를 알 수 있다.

프랙탈(Fractal)

이 글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의 2장 '우주 생명의 푸가'를 읽고 요약하여 제 생각을 정리한 글입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인간은 오랜 기간 동안 지구 생명의 본질을 연구하고 탐구해 왔다. 그렇게 우주는 빅뱅으로 시작되었음을 유추해 볼 수 있게 되었고, 상상을 초월할만큼 거대한 우주에 수십 가지의 공통된 유기 분자들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이로써 생물의 기본이 되는 물질은 우주 어디에나 존재함을 알 수 있으며, 적절한 환경과 충분한 시간만 주어진다면 생명은 어디에서도 나타날 수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지구의 모든 생물에게는 단 하나의 생물학만이 존재한다. 모두에게 같은 유기화학적 원리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억겁의 세월 동안 모두가 동일한 코드를 통해서 진화해 왔다. 음악으로 치면 교향곡이 아닌, 피리로 연주된 단성음이라고 볼 수 있다.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에는 세포의 화학반응을 조절하는 단백질 분자와 유전 설계도를 가진 핵산이 있다. 이것은 동물과 식물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가 갖는 공통점이다. 따라서 생명 기능의 관점에서 볼 때 나무와 인간은 동일한 재료로 만들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즉 나무와 인간은 본질적으로 같은 화학반응을 통해서 생명 활동을 영위한다. 놀라운 사실은 핵산 정보를 단백질 정보로 바꾸는 데 나무와 사람이 동일한 설계도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으로 본다면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들은 차이가 없다.



세포 단위로 들어가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단백질은 효소로써 세포 안에서 화학반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효소는 마치 회사에서 특정 임무를 맡아서 책임을 다하는 노동자처럼 자신이 맡은 바를 분자 수준에서 수행한다. 이 회사를 운영하는 관리자는 핵산이다. 효소는 그저 핵산이 보내는 지침에 맞춰서 행동할 뿐이다. 핵산은 세포의 핵에 위치하며 이곳은 아무나 출입할 수 없는 사장실과 같다.



이번엔 세포의 핵 속으로 들어가 보자. 핵 속에는 DNA와 RNA라는 두 가지 핵산이 존재한다. DNA는 생명체의 유전 정보를 코드 형태로 저장한다. 이를 통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업무 수행의 구체적인 단계를 지시한다. RNA는 DNA가 하달하는 지침을 받아서 수많은 세포들에게 전달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것은 40억 년에 걸쳐 진화된 최적의 시스템으로써,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에서 동일하게 일어난다.



칼 세이건은 생물학과 역사학의 공통점은 바로 대상을 이해함으로써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인류가 외계 생명을 찾기 위해 애쓰는 이유는, 단 하나의 작은 사례만 연구할 수 있더라도 우리가 가진 생물학은 무수히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단 하나의 악기만 존재한다고 믿어왔던 세상에서 다양한 악기로 확장됨을 뜻하며, 이로써 단성음으로만 이루어졌던 음악이 점차 교향곡으로 확장되는 것과 같다.








이 세상은 프랙탈(Fractal)의 구조를 갖는다. 프랙탈이란 자기 유사성을 갖는 기하학적 형태로써, 부분이 전체와 같은 모양을 갖는 구조를 말한다. 즉 같은 구조의 패턴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것이다.



칸토르 먼지, 코흐 눈송이
피타고라스 나무, 시어핀스키 삼각형




앞서 핵산이 모든 세포의 활동을 통제하고 관리한다고 했다. DNA에는 세포가 수행해야 할 모든 업무가 기록되어 있다. RNA는 DNA에 기록된 명령을 받아서 하위 수많은 세포들에게 업무를 전달한다. 지구에 존재하는 생명체들은 모두 이와 같은 생명 활동을 영위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세포 단위에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우리 사회에도 동일하게 존재한다. 한 명의 가장이 한 가족을 책임지고 이끈다. 수많은 가장은 회사에 소속되어 단 한 명의 관리자에 의해 관리되고 통제된다. 수많은 관리자는 상위 한 명의 관리자에 의해 통제되며, 이러한 관리자 역시 최상위 CEO에 의해 관리된다. 이러한 수많은 패턴들이 모여 사회를 이루고 국가를 형성한다.



이 세계 존재하는 모든 것은 결국 같은 패턴을 갖는다. 그것이 자연과 우주가 40억 년의 진화를 통해 택한 방식이며, 그것을 따랐을 때 최선의 결과에 도달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복잡계의 무질서 세상에서 프랙탈이라는 질서가 우리의 세계 어디에나 존재하는 것이다.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인류는 이 세계를 탐구하며 수많은 분야의 학문을 발전시켜 왔다. 칼 세이건은 우리가 외계 생명체를 연구할 수만 있다면 우리가 갖는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 말했지만, 과연 외계 생명체가 존재하는지 언제쯤 우리 앞에 나타날지는 알 수 없다.



반면 프랙탈을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우리는 더욱더 나아갈 수 있다. 지난 40억 년 간 세계와 우주가 끊임없는 진화를 통해 검증해 온 결정체의 본질을 이해하고 받아들임으로써 해낼 수 있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성공을 위해 다섯 손가락의 개발에 사력을 다한다.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빨리 달리는 것도 덤블링을 하는 것도 아닌, 다섯 손가락을 인간처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이들이 택한 방식은 먼저 사람 손가락의 생물학적, 해부학적 메커니즘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었다. 실제 사람의 손가락과 팔은 어떻게 움직이는지, 뼈와 힘줄, 근육은 어떻게 서로 연계되어 작동하는지를 깊이 이해함으로써 뛰어난 인사이트를 얻는다. 즉 40억 년의 세월로 검증된 결정체의 본질을 깊이 이해하며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로써 뛰어난 결과를 낼 수 있는 확률을 높인다.



우리는 모든 것에서 프랙탈을 활용할 수 있다. 세계를 프랙탈의 관점으로 바라봄으로써 원하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우리가 세계에 존재하는 학문(과학, 수학, 철학, 역사 등)을 깊이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없이 검증되어 온 본질을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인간은 스스로에 대한 이해를 더욱 공고히 쌓아갈 수 있다. 스스로를 깊이 이해함으로써 세계와 우주를 더욱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세계와 우주가 무질서 속에 질서로써 프랙탈 구조를 갖는다면 말이다. 결국 하나의 본질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 전체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다.





프랙탈(커버 이미지) : https://www.youtube.com/watch?v=PROONug8hCM

본문 프랙탈 이미지 : http://www.afractal.com/fractalex.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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