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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알 Apr 12. 2024

30대 새내기 직장인, 첫 발령이 울릉도?!

그 서막의 시작

띠링띠링-

아파트에 차를 주차하는데 벨소리가 울렸다.


"여보세요? "


"안녕하세요 알님 맞으시죠? 여기는 울릉도입니다."

(에피소드에서 주인공 이름은 꿈꾸는 알의 '알')



울릉도? 나에게 울릉도에서 전화 올 이유가 없는데...

어깨와 귀 사이에 끼워 받던 전화를

얼른 손으로 다시 집어 들었다.


"네, 안녕하세요. 울릉도에서 저에게 무슨 일이시지요?"


"네, 이번에 직장 최종 합격하셨잖아요. 축하드리고요.

다름이 아니라 발령을 울릉도로 받으셨어요. 

배표는..."


"아 잠시만, 잠시만요! 울릉도로 발령이요??!!"


차에서 내리려고 열던 문을 다시 닫았다.

너무 놀라서 조용한 차 안에서 다시 들어야겠다.

내가 잘 들은 게 맞는지.



"네, 어떡하나. 울릉도로 발령이 맞아요. 걱정 많이 되시죠.  

그래도 울릉도로 발령 났다고 해서

어렵게 합격한 직장을 그만두긴 아깝잖아요.

와서 일할 수... 있으시죠?"



순간 머릿속에 필기시험 날부터 합격확인 날까지

모든 순간이 스쳐 지나갔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평소에 울릉도 한번 가보고 싶다 말하고 다니긴 했는데. 

그게 정말 실현된 건가.

나도 몰랐던 예언 능력이 나한테?

(이 참에 진로를 바꿔봐?)


도시에서만 살았던 나는 잠시마나 절망감을 느꼈다.

하지만 몇 년 동안 어렵게 공부하여 합격한 직장을

이렇게 그만둘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잠시 전화로 침묵이 흘렀고,

 초 뒤 나는 울며 겨자 먹기로 대답했다.


"네... 일하겠습니다."


"어유 잘됐다. 그래요 그만두긴 너무 아깝잖아.

축하해요. 그래도 사택은 제공되니까 집 걱정은 마요.

낡.았.긴 해도."


띠로리...  

사택이 낡았다는 말은 안 들었으면 좋았으려만.


그렇게 내 인생에서 엄청 중요한

'직장과 거주지'의 선택이

'울릉도'가 되어버렸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 며칠 뒤


휴. 12월이라 춥긴 하겠다만 오늘따라 더 쌀쌀한 느낌이다.

마치 평소에는 따뜻하다가도

갑자기 수능 날 아침만 되면 기온이 최저로 내려가

그런 날 같았다 나에게는.


오늘 드디어 울릉도로 입도하기 때문이겠지.


울릉도로 가는 방법은:

포항, 울진, 동해, 강릉에서 배를 타는 4가지 루트가 있다.


제주도처럼 비행기로 간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울릉 공항을 짓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공사 중.


겨울에는 파도가 세서 배가 잘 뜨지 않기 때문에

배가 뜨는 날에 내가 시간을 맞춰야 한다.


그날도 날이 안 좋긴 했지만

다행히(?) 포항에서 배 1대가 출발한다고 했다.


배 승선권은 '가보고 싶은 섬' 어플에서 예매하면 된다.


출처: 플레이스토어 화면, 가보고싶은섬


귀 밑에 멀미약도 붙였고

누워있으면 멀미가 덜 난다 하여 돗자리도 준비는 했지만

크게 걱정되진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대마도'를 갈 때도

'베트남 하롱베이'에서도

바다 배를 탔던 나름 <해외파 배 경험자>였기 때문.

에헴.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고나 할까. 훗.



포항에서 물회 한 그릇을 먹고. 

울릉도에는 마트가 많이 없을 것 같아

짐보따리를 바리바리 싸들고.



승선 줄에 서서 홀로 배에 탑승하며

육지를 향해 인사했다.


'안녕 한국이여. 안녕 육지여.

잘 있거라!!!!  (눈물 찔금)'

(울릉도도 한국인데? 왜 해외 가는 느낌.)


같이 입도하는 직장 동기들과 배에서 인사를 나눈 뒤

나는 자리에 앉아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지나간 과거는 누구도 바꿀 수 없다. 

과거로 돌아가는 시간여행자의 스토리는

영화나 드라마의 판타지일 뿐.


하지만 우리 모두에게는

앞으로 다가 올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이

공평하게 주어져있다.


울릉도로 발령 났다는 사실은

이미 바꿀 수 없는 과거가 되어버렸지만


그곳에서 시작될 나의 섬마을 직장생활이


'동해 일출처럼 밝게 오를지'

아니면

'망망대해 섬처럼 고립될지'


마음가짐 따라 정해지는 것.


그러므로 나는

앞으로 일어날 나의 미래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제부터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내 인생 2막을 시작하는 거야.

잘할 수 있어! 나 자신, 파이팅!!'

출처: 네이버 검색 이미지


(배 출발) 뿌뿌~

그렇게 여정이 시작되고 30분 뒤.


새로운 내 인생이

이렇게 빨리 시작될 줄은...!!??


다음 편에서 무.시.무.시.한 일이

겨울 바다 위에서 펼쳐집니다.




오늘의 울릉도 정보

✔️ 배에 승선 전 포항에서 물회 한 그릇 드시면 좋습니다. 포항은 물회가 맛나요.

✔️ 신분증을 꼭! 들고 가셔야 배에 타실 수 있어요.




◇ 독자분들께 ◇
안녕하세요, 《 서른하나, 울릉도의 신입사원입니다 》

를 연재하는 '꿈꾸는 알' 입니다.


저는 현재 업무중 재발한 질병 치료중에 있으며

아픈 이 통증으로 힘든 나날들을 극복해보려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아프기 전부터도 원래

책과 글을 사랑하는 '꼬마직장인' 이었거든요 '◡'

실제 경험담을 리얼하게 전달드리기 위해

글을 존댓말보다는 편한 말투로 쓰는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사진은 울릉도에서 직접 찍은 것들이고

퍼온 것들은 출처를 남기겠습니다.

늦깍이 새내기의 직장 이야기, 울릉도 정보 등
글에 궁금하신 점은 언제든지 댓글 달아주세요.


'30대 신입의 섬/직장 생존기'


읽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열심히 하는 '꿈꾸는 알'이 될게요. ♧♣


ps. 항상 건강한 삶이 되시길. 아파보니 건강이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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