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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목 Feb 29. 2024

추억의 불씨

새날의 일기



추억의 불씨

 

임현숙   



하늘이 무너질 듯 겨울비 쏟아져

인적 드문 거리에 물빛 출렁이고

빗방울 소야곡에

시들은 마음 기대면

저문 기억들이 유령처럼 다가온다 


창백한 낮달 같은

첫사랑

풋사랑

시작도 없이 엇갈린 이별 


말없이 바라보던 그 눈빛을

그때는 어수룩해 읽지 못했노라고

빗살 머리채로

지워질 편지를 쓰고 또 쓴다 


그 눈빛 닮은 노을꽃 피는 

어느 쓸쓸한 저녁

따스한 불빛으로 켜지기를 


겨울비는

늙지도 않는 추억의 불씨를

화르르르 지피고

돌꽃이 된

닿을 수 없는 인연의 고리

굵은 빗살에 걸어본다.


  

-림(2024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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