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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목 Jun 18. 2024

헛꿈

잠시나마 행운권으로 행복을 꿈꾸던 날


헛꿈  


임 현 숙    


치과 진료대에서  

입술 너머 부끄러움이 낱낱이 드러난다  

찢고 부수며 음미하던 욕망의 맷돌  

상앗빛 청춘은 아스러지고  

하얀 박꽃 미소도 침침해진 걸  

엑스레이가 속속 파헤치고 있다  

치아도 피부처럼 세월 따라 늙는다며  

보수 공사를 요구한다  

우두둑 씹으면 와르르할  

예상 명세서가 채권자 눈빛 같아  

Lotto 가 아른거린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어떤 기도발도 꽝일듯한  

시한부 행운권  

난생처음 헛꿈을 샀다.    


-림(20190403)  

2019년 월간문학 7월호 수록


https://www.youtube.com/watch?v=vf4vGHG92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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