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늘여름 Jun 30. 2024

서울 책방에서 사람 구경

휴가 가면 비로소 살아나는 또 다른 나의 자아, 나의 세포

나를 번역할 수 있다면 뜨거운 여름일 것이다
- 최백호 작가님, 네가 울어서 꽃이 진다 -
너를 읽을 수 있다면 시원한 바다일 것이다, 여름이었다
- 서울국제도서전,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 창비 -

3년 만에 여름휴가입니다. 22년, 23년은 여의도와 강남 빌딩숲에서 더위를 피했습니다.


연말 연초에 쉬러 가더라도 랩탑과 탭은 필수재로 장착하고 자투리 시간은 일에 양보해 왔습니다. 노트북 전원은 잠시 꺼두고 24년 8월 초 한여름 저를 포함한 대학 동기 4명과 대만 여행을 가려고 합니다.(물론 타이베이에서 만난 브런치 소재를 담기 위한 태블릿은 여전히 저와 함께 하겠지만요)


20년 팬데믹 이후 따로 함께 해온 우리의 지난 이야기가 시끌벅적하게 이어질 거란 예감이 기분 좋은 미소로 연결됩니다.  늦기 전에 쉬어야 하반기도 즐길 수 있는 기억을 모으겠다는 결심이 서자 어느새  곳과 잘 곳이 정해지고 일정이 맞춰졌습니다.


제안한 당일에 모두의 동의를 받았답니다. 뭐든 마음먹기 나름입니다. 그렇게 책도 뒤적이고 영상도 돌려보면서 여름밤 여행기록을 들고 올 준비를 해봅니다.



내 삶이 실례라는 걸 안다
- 유수연 작가님, 기분은 노크하지 않는다 -
너의 내일의 삶이 실례가 아니길 바라
- 서울국제도서전,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 창비 -

 친구들은 각자 선호하는 장르는 다르지만 책과 꽤나 친한 편입니다. 휴가의 디테일을 쌓으러 코엑스 서울국제도서전 티켓을 모두 끊었답니다. 무더운 정오에 만나 도서 전시 부스까지 가는 길은 사람의 물결에 올라타는 일과 같았습니다. 사람 구경을 실컷 한 하루입니다.


그전에 마음에 점을 찍는 점심 식사자리는 식당에서 카페까지 계속됩니다. (D홀은 대체 언제 입장할 건데)

함께 한 지나온 사연만큼 새로 마주본 일화를 말하는 걸 좋아하는 우리는 사람, 배움, 느낌을 나누었습니다.


사회초년생으로서 겪는 환경 속 적응기부터 휴가가 인생에 주는 의미(예: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다시 한번 돌아볼 법한 대화입니다. 15분만 있다가 책 속에 담긴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러 가자는 다짐은, 온 마음으로 관람객이 되어 어느새 15분을 4번 보낸 1시간 이후에야 실천합니다.

얼음과 불까지 보는 재미가 가득한 곳은 과식에 유의하는게 좋습니다. 즐거워서 배부름도 잊기 십상입니다. 졸려서 커피까지 찾게 되는 건 덤입니다. (@아그라, @스템커피 코엑스점)


작년 책의 제전 슬로건은 비인간, 인간을 넘어 인간으로. (Nonhuman)였는데 올해의 주제는 후이늠(Houyhnhnm)입니다. 후이늠국걸리버 여행기 4부에 나오는 거짓말, 불신, 전쟁, 다툼 등이 존재하지 않는 말들이 인간을 닮은 괴수(야후) 지배하는 나라, 유토피아입니다.


각자의 후이늠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글과 강연, 인터뷰가 가득했습니다. 계속해서 나아가는 우리가 그리워하는 동심의 세계, 류드밀라의 외계행성을 그림으로 기록한 김초엽 작가님의 <공생가설> 각색 사진전 도록이 여전히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제가 바라는 유토피아는 잠시 삶에 멈춤 버튼을 누르고 지치고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여유가 있고, 차별과 혐오를 알아차릴 수 있는 세상입니다. 걸리버가 그 먼 여행을 떠나는 글을 쓴 이유로 인류에게 정보를 알리기 위해 웃음의 칼을 던졌다고 는데, 그렇다면 우리는 왜 글을 쓰는지 고민에 접어들었습니다.


부족하지만 글로 여러분을 만나는 이유는 제 안에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가득해서 하고 싶은 말과 듣고 싶은 말도 많다는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여러분의 글은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로 나타나고 있나요?

이십대 초반 모여서 만들곤 했던 손가락 별이 다시 만들어졌습니다. 이건 다만, 우정의 습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이 자신만의 후이늠을 떠올리다보면 어느새 스스로 펜을 잡고, 마이크를 쥐고, 키보드 키패드를 누르는 모습이 기다리고 있을듯 합니다.


눈앞의 경계를 훌쩍 넘어가는 경험을 여러분 주변에 펼쳐보시길 바라겠습니다. 뭐든 아는 만큼 더 많은 걸 발견하기 마련이니까요.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사람과의 '관계'가 예전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띠게 되었다. 심지어 관계를 하나의 재화로 취급해야 한다는 뜻에서 '관계재'라는 용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정보가 21세기에는 가장 중요한 생산요소다. 다시 말해 정보를 일방적으로 소비만 하지 말고 더 적극적으로 생상하고 유통하는 역할을 담당하여 정보로부터 돈을 버는 주체가 되라는 뜻이다.

내가 보았던 세상만 보고 살면 죽을 때까지 그 세상밖에 모른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배워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배워야 한다. 배워서 깨달아야 한다. 깨달은 것은 삶에서 실천해야 한다. [100세 수업],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나와는 관계가 없다"라고 말하는 순간 당신의 미래는 없다.

- 정균승 작가님(경제학자), 소비가 직업이다: 이제는 '일자리'가 아니라 '일거리'다 中 -
이전 25화 어떤 일의 시작은 결핍에서 왔다고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