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면, 시작된다니까
제10대부터 20대까지 관통하는 삶의 주제는 '생산성'이었습니다. 어린 날에 만들어진 '내 시간은 의미 있는 일에 쓰여야 해'라는 규칙은 감정의 이유가 되었고 행동의 방향이 되곤 했습니다.
의미가 없어도 되고 잃을 수도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작은 눈으로 바라보는 좁은 세상을 넓혀가는 건 생의 증명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학교, 회사를 다니며 조금이라도 시간이 틈을 보이면 도서관, 독서실, 카페에서 제 인생을 규정하는 목표를 실행했습니다.
10년도 훌쩍 넘은 습관으로 자리 잡은 터라 아직도 주말 중 하루 이상 생산적인 키워드로 저를 입증하고 싶어 하고요, 운동(웨이트 트레이닝, 조깅), 공부(사이드 프로젝트), 독서(개발 기술, 경제, 에세이)를 한 이후에야 휴식을 누려도 괜찮다는 강박적인 안정감이 여전히 저를 통제합니다.
오늘은 이유 없이 작아지는 순간을 2025년 효자동 유스퀘이크에서 열린 브런치 10주년 팝업 전시 <작가의 꿈>과 함께 꺼내어 보려고 합니다. 저에게는 너무 커다란 존재인 브런치에서 여러분과 이야기해보고 싶어 긴 침묵을 끝내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3층 작가의 브런치 존에서 우리들의 첫 문장을 이끄는 키워드 10개 중 몇 가지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도전, 일, 미래, 처음, 아름다움, 책, 고민, 가족, 사랑, 여행]
Q1. 도전 : 과감히 도전했던 경험이 있나요? 아직 마음속에만 품고 있는 꿈을 글로 풀어내도 좋아요.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용기를 줄지도 모릅니다.
A1. 이번 도전은 지난 추석연휴부터 겨울까지 학업을 이어가고 싶어서 낯선 환경과 조건의 선택지들 속에서 3가지로 좁힌 경험입니다.
제 꿈에 책임을 지기 위해 수없이 스스로에게 원하는 바를 물어가며 막연한 두려움보다 실현될 가능성을 보고 내린 결론입니다. (안되더라도 플랜 B,C가 치밀한 기록으로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hello world>라는 노래를 반복재생하며, 퇴근 후 어둠을 밝히던 노트북 앞에서 공모전 출품작 제안서/팀 프로젝트 기획부터 구현까지 이어가던 그 시절의, 또한 현재의 저를 포트폴리오와 연구계획서, 대면 인터뷰 스크립트에 담았습니다.
AI경쟁의 시대에 차별성을 가지고 싶다며 시작하고선 그자체로 즐거워져 밤10~12시 외로움도 모르고 뒤도 없이 눈앞의 과업에 불을 켜던 과거의 제가 꺼지지도 않고 오늘의 저를 밀어주고 있는 듯합니다.
Q2. 일 : 내가 꿈꾸는 일의 풍경은 어떤가요? 빛이 드는 책상 위일 수도, 낯선 도시의 한 모퉁이일 수도 있습니다.
A2. 작년에는 '내가 이 업무를, 작업을 할 수 있을까? 해내지 못하면 어떡하지, 나 잘하고 있는 게 맞나.'라는 의심의 언어를 지치도록 자주 써왔습니다.
'25년 일로 만난 사람들 중에 노련하고 강단 있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는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덕분에 정확하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저에게 '괜찮아요, 다시 하면 되죠. 할 수 있어요.'라는 말을 할 수 있는 한 줌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함께 꿈꾸면 현실이 된다는 브런치 팀 메시지처럼, 회사원 자아뿐만 아니라 개발 팀 프로젝트에서도 저를 낮추거나 작은 사람으로 여기지 않고 마음의 비용 ∙ 시간의 값 ∙ 사람의 자리를 주고받으며 일하려 합니다.
Q3. 미래 : 10년 뒤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편지를 쓴다면 어떤 문장을 남길까요? 그때 나는 어떤 작가 혹은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요?
A3. 속도를 높이려고 하기보다 마음껏 천천히 나아가렴. 네가 늦었다고 조급하게 느꼈던 모든 순간들이 너를 깊은 사람으로 만들어준단다.
'26년에는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브런치 글을 올릴 수 있도록 삶에서 다양한 소재를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다음 편으로 새해의 시작, 만다라트와 초심 성적표를 들고 돌아오겠습니다.
여러분의 신년 목표는 무엇이며 어떤 마음에서 시작되어 왔나요? 여러분의 이야기를 기대합니다.
2부의 키워드는 '모순'이다. 연애를 하지 않는 시대에 연애 프로그램이 잘 나가고, 개인은 성공이 아니라 실패를 자랑한다.
완벽한 자기 제시에서 자기 수용으로, 우리가 삶을 바라보는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 그 변화를 우리는 브이로그, 브랜드 그리고 수많은 일상 속 콘텐츠에서 알게 모르게 느끼고 있다.
- 신예은 작가님 외 6인, 2025 트렌드노트: 일상의 여가화, 여가의 레벨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