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6 : 큰 사고 대신 작은 사고를 쳐라
페이스북에서 피부의 모공 흑점이 사라지는 광고를 보았다. 게다가 수염자국까지 싹 사라지네. 클릭해서 들어가 보니 친환경 클렌저다. 녹차 추출물로 만든 마스크 스틱. 일본 과학자들이 설명을 자세히 해 놓은 것도 보였다. 모공에 묻은 각종 먼지와 피지들이 딥 클렌징으로 깨끗이 마무리된다고.
가격을 보니 세 개에 10만 원인데 3만 원에 대폭 할인. 이게 웬 떡이냐. 덜컥 구매. 며칠 있다가 통관번호를 적으라는 메시지가 왔다. 오.. 직수입이네. 드디어 집 앞에 도착.
가족들이 먼저 발견했다.
"이거 뭐야."
"응, 잠시만 이게 말이야... 그 모공 피지 있잖아... 그거 없애주는 거야"
"그거 중국거지? 낚인 거야.."
"아니야. 이거 페이스북에 나온 건대 엄청 싸게 샀어"
"아니 그 블랙헤드 사라지는 걸 믿어? 어이구..."
그리고 유튜브를 검색하니 이게 왠 걸.
거짓광고라는 불만 투성이다.
발라도 발라도 블랙헤드는 기어 나오질 않는다고.
한번 검색이라도 하고 주문할걸.
구매처에 문자를 남겼다.
"이거 과다광고라서 반품 원합니다."
답이 왔다.
"네 고객님. 반송처리비용 26,000원을 입금해 주시면 수거하겠습니다."
아. 진짜 낚였네..
책상 위에 녹차 스틱 세 개가 덩그러니 놓여있다.
처분곤란인데 바르기도 겁난다.
나 이렇게 잘 낚인다. 덤 앤 더머가 따로 없네.
기왕 샀으니 바를까. 영화 마스크의 짐 캐리처럼 되는 거 아냐?
36년 전 대학입학 오리엔테이션을 다녀오다가 교문 앞에서 책장사의 꼬임에 넘어가 세계문학전집을 사겠다고 덜컥 집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다음날 집으로 온 전화를 아버지가 받아서 정중히 거절을 하셨고 잠시 후 나는 불려 갔다.
"왜 그랬냐?"
"책꽂이를 준다고 해서요."
"으이그, 책꽂이가 얼마나 한다고. 이 녀석아."
그 후로도 이런 사건이 몇 번 있었던 것 같다.
나의 팔랑귀는 언제나 닫힐까?
요새 자동으로 과일 깎아주는 기계에 혹해서 또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린다.
이런 호갱짓은 큰 사고를 방지하는 작은 사고다. 웃고 넘어갈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