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3 : 빨리 흐르는 시간을 잡아라
4분이면 요샌 동영상 짧은 거 하나 보는 시간이지만, 그 옛날 고입 체력장을 생각하면 1킬로미터를 3분 52초 안에 뛰어야 만점을 획득하는 아주 치열한 시간이었다.
아직도 기억난다.
운동장 5바퀴를 돌아야 하는 고입 검정 체력장.
나는 오래 달리기에서 16점을 획득해야 체력장 만점이 되는 상황이었다.
평소 4분 30초 정도가 나와 16점을 받으려면, 4:02-4:04초 안에 들어와야 하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세 바퀴를 돌 때부터 현기증이 나면서 죽을 것 같았다. 눈이 침침해지는 게 햇빛이 나만 비추면서 괴롭게 만드는 것 같았다. 호흡곤란이 오기 시작했다.
네 바퀴부턴 트랙 안을 살짝 침범하는 꼼수도 부리면서 거의 정신 나간 상태로 헐떡였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우르르 몰려가는 아이들에게 밀려서 인코너로 돌게 된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바퀴...
태양이 아득하게 어른거릴 때 나는 트랙 안쪽으로 파고들면서 젖 먹던 힘을 다해 골인했다.
선생님이 호명하셨다.
"4분 3초"
나는 안세영 선수처럼 감격해서 쓰러졌다.
오래 달리기에서 16점을 따서 총점 72점을 획득 20점 만점을 받았다.
물론 두 달 후 고입연합고사 점수가 생각보다 안 나와서 체력장 만점이 무색해지긴 했지만, 지금도 그 4분 3초의 기억은 내 인생 가장 짜릿한 순간 중 하나로 새겨져 있다.
나이가 들고 시간이 무척이나 빨리 흘러서 덧없이 느껴질 때면 나는 그 4분 3초를 생각하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렇게 치열히 살았던 4분 3초가 모이면 대단한 열매를 맺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