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언 Jun 17. 2024

당신의 섬세함은 축복입니다

섬세함은 축복이다

아픔과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는 건 축복입니다. 자신의 섬세함을 저주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당신의 연약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자신과 타인이 지닌 아픔과 두려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고, 이를 깊은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에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커다란 사랑이 있습니다. 아름다움과 추함의 이분법을 넘어선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부정까지도 긍정하는 긍정이 있습니다. 살아있다는 강렬한 느낌이 있습니다. 어떤 소유도 성취도 아닌 자신의 존재 자체에 감사하게 됩니다. 아무리 아파도 느끼길 포기하지 마세요. 고통은 짧고 사랑은 영혼에 기록됩니다. 잊을 수는 있어도, 잃을 수는 없는 진실을 기억하세요. 당신의 본성은 사랑입니다.


머리는 차갑고 심장은 뜨겁게, 덜 생각하고 더 많이 느끼세요. 느끼지 않을 때 생각이 많아지기 시작합니다. 이때 생각을 통해 답을 찾으려 하지 마세요. 말 많은 사람 중에 실속 있는 얘기하는 사람 없듯이 복잡한 생각은 답을 모릅니다. 곧장 느낌으로 돌아가세요. 머리에서 심장으로 내려가세요. 느낌은 답을 알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느낄 수 없을 만큼 무감각해졌다면 몸의 감각에 집중하세요. 몸은 감정의 그릇입니다. 몸의 긴장이나 불편, 불안, 통증에 있는 그대로 머물러보세요. 자신의 몸속에 머물 때 잃어버린 감각이 돌아오기 시작할 것입니다. 공허함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의 부재입니다. 너무 고통스러운 감정에 자신의 내부를 떠나 외부로부터 사랑을 구할 때, 자신의 안은 텅 비게 됩니다. 이는 사실 텅 빈 것이 아닌 어둠으로 꽉 찬 것입니다. 여러분은 빛입니다. 오직 자신만이 자신의 안을 비출 수 있습니다. 자신이 자신을 떠나 있을 때 타인의 사랑과 순간적인 쾌락에 의존하게 되고 자신의 힘을 잃게 됩니다. 일단 멈춰서 존재하세요.


무언가를 계속해야 한다는 강박감의 배후에는 자신의 존재 자체가 다른 사람들보다 열등하다고 믿는 마음이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고 느끼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느껴보세요. 열등해지지 않기 위해 주어진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야만 했던, 언제나 열등해서 버림받을까 봐 덜덜 떨며 두려워하던 그 마음의 아픔을 느껴보세요. 당신은 자신의 열등감을 너무 오랜 시간 버려왔습니다. 홀로 어둠 속에 떨고 있던 마음에게 이해와 연민, 자비를 보내어 충분한 시간을 갖고 끌어안아 주세요. 열등한 자신도 사랑해 주세요. 물론 진실로 열등한 존재는 없습니다. 하지만 열등감을 부정하면 그 열등감과 하나가 되어 진실로 열등하다는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이제 열등감이 느껴질 때마다 이를 허락하고 사랑으로 보다듬어 주세요. 당신이 지닌 사랑스러운 마음 중의 하나일뿐입니다.


섬세한 사람들은 이 세상에 올 때 저마다의 선물을 한 아름 품고 왔습니다. 근데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는 남들과의 다름에서 오는 고질적인 외로움과 그로 인한 타인에 대한 의존성으로 자기중심을 잡지 못하고 휘청이기 때문입니다. 머릿속이 혼란스럽거나 감정으로 과부하가 올 때, 현실적 문제가 코앞에 다가와 모든 게 엉망으로 흘러가는 듯 보일 때, 되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홀로 고요해지는 시간을 가지세요. 두려움이 선택을 좌우하도록 방치하지 마세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머리에서 보면 모든 것이 문제지만 가슴에서 보면 모든 것이 조화롭습니다. 다시 가슴과 연결되는 시간을 가지세요. 여러분은 자신을 치유하는 법을 아는 사람들입니다. 다른 누구에게 답을 구하거나 감정적 위로를 요구하지 말고 자신에게로 돌아오세요. 내면의 고통을 느끼세요. 아무리 아파도 자기 안에 머물러 잃어버린 감각을 되찾으세요. 그렇게 고요해지는 순간이 오면 당신은 알아서 자신만의 길 위에 오르게 됩니다.

작가의 이전글 불안은 추위에 떠는 아이와 같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