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면 곧장 집으로 갔다. 출근길에는 뛰기 싫어서 일부러 조금 일찍 도착하더라도 여유 있게 다녔다.
그러나 퇴근할 때의 모습은 누구보다 빠르다. 홀가분한 날엔 중간중간 뛰면서 버스정류장까지 갔다.
집에서 쉬면서 틈틈이 육아도 해야 했다. 아이가 한창 어릴 때 못 놀아 주는 게 미안해서 편하게 앉아있는 자세로 할 수 있는 놀이들을 했다. 주로 역할극, 색칠공부, 책 읽어주기. 게으르지만 육아에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퇴근 후 한 시간 정도는 매일 같이 놀았다.
하지만
1. 자는 아이 둘러업고 유치원 등원 후 출근 (이렇게 하려면 원래 기상시간보다 한 시간은 더 일찍 일어나야 한다)
2. 유치원에 혼자 남아있는 아이의 모습을 그려보며 허겁지겁 퇴근 후 유치원에 들러 집으로 함께 가기
극도의 부지런함을 요구하는 두 가지는 도저히 자신이 없어 미안하지만 나보다 훨씬 부지런한 친정엄마의 손을 빌렸다. 엄마가 간혹 못 오시는 날엔 남편에게 시켰다.
회사->집->회사->집인 나를 보고 동료들에게 모범 워킹맘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한눈도 팔지 않고 곧장 집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퇴근 후에 동료끼리의 소규모 친목 식사 자리도 원치 않는다. 아이 핑계를 대고 집으로 도망가는 날이 많았다. 이유는 단지 집에 가서 쉬고 싶기 때문이지만 충실한 육아를 하는 것으로 오해받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