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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원 Sep 22. 2023

작은 도서관에 가니

지친 삶에 활력을 불어 넣는 방법에 대해

작은 도서관에 가니


작은도서관에 가니

내 마음도 작아지더라

마음이 작아지니

작은 것들이 보이더라

작은 것들이 보이니

서로를 기대어 놀고 있는

작은 생명들이 세상에 

가득 찼더라


작은 생명들의 충만을 보니

내 마음도 커지더라

마음이 커지니

기호와 이름으로 나뉘고 

구분되고 분리됐던 것들이 

하나로 통합돼

단절과 경계는 사라지고

오직 그곳에 서로를 향한

사랑이 보이더라


아름답더라, 온 세상이


<후기>

나는 2023년 7월 7일 오전 9시 40분에 고양시 모당공원 작은 도서관에 갔다.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을 쓴 김이설 작가와의 만남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차에서 내린 후 도서관 마당 가장자리에 있는 『모당공원 작은도서관』 간판을 보았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일 공공도서관에 다니며 큰 것에 익숙한 나에게,

‘작은 도서관’, ‘작은’이라는 단어들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나는 작가와의 만남을 마치고 도서관 근처에 있는 작은 공원을 거닐었다. 나무들이 있었고 들풀이 바람에 장단을 맞추며 춤을 추고 있었다. 작은 개미들이 벌레 허물을 타고 놀고 있었다.

건물 벽에 붙은 작은 십자가도 보였다. 작은 생명들이 세상을 움직이고,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고 있었다. 태양이 여전히 빛을 발해,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는 못하지만,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낮의 달처럼. 나는 오늘(2023.9.22) 오후 다섯 시경, 행신도서관으로 갈 때, 골목길에서, 파란 하늘에 떤 상현달을 보았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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