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Blending “마음을 담다“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졌다.
무서울 정도로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렸다.
낙엽들은 순식간에 다 떨어져 버리고 빛나던 가을이 아쉽게 갔다.
겨울을 맞을 준비가 아직은 덜 됐는데
몸이 가을에 적응되기 무섭게 빨리도 겨울이 와버렸다.
이 추위가 낯설다.
갑작스런 추위가 시작되면 엄마는 항상 말씀하셨다.
“첫 추위에 떨면 그 해 겨울은 계속 추우니
옷을 따뜻하게 입고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해.”
나의 어딘가에 엄마의 소리가 숨어 있어 첫 추위가 오면
나도 모르게 옷을 껴입고 목도리를 두른다.
행여라도 옷 속으로 바람이 들어올까 몸을 움츠리게 된다.
오늘이 그런 움츠린 날이다.
그래서 밖을 보다 생각했다. 노일링에 오시는 분들과 함께 따뜻해지려면 뭘 해야 할까?
아하!
따뜻함을 커피에 넣자. 텔레파시가 통하게 마음을 담자.
음~!
커피 Blending을 해야겠네.
이 커피 이름은 ”마음을 담다“.
진한 밀크 쵸콜렛에 단호박이 섞여 있는 Burundi의 베이스에
Yigacheffe 군고구마, 겨울의 감귤 슬쩍 뿌려 놓은 Peru N.
로스팅을 하고 맛을 보니 엿 맛도 나고 꿀맛도 나고
입안에 몽글몽글 미끄덩 코팅도 되고 따뜻한 기운이 돈다.
요술을 부린 듯하다.
여기에 내가 고른 노래는 Carla Bruni가 부른 “The Winner Takes It All” 이다.
단순한 기타 반주에 멋 부리지 않고 읊조리듯 부른다.
커피 “마음을 담다”와 노래 “The Winner Takes It All”은 서로 보고 싶어 하는 친구 같다. 잘 어울린다.
이 노래는 영화 Mamma Mia OST에도 있는데 주인공 대사 중에
“인생은 짧고 세상은 넓어.
난 멋진 추억을 만들고 싶어!“ 가 있다.
너무 공감이 간다.
나도 매일이 다른 모든 날들과 찰나의 순간 느껴지는 느낌과 생각들로 내 삶의 멋진 추억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드립을 주문하시는 손님들께
노래와 커피 “마음을 담다”를 설명해 드리며 드립을 해드렸더니
함께 느껴주시며 감사하다 하셨다.
행복하다.
나는 더 감사하다.
https://youtu.be/fi3I9mxc9WI?si=vLodCNPmsBU57zE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