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뮌헨 여행

by Belle

차도 집도 구한 우리는 열심히 놀 궁리를 하기 시작했다. 독일에 유명한 도시부터 다녀야지 생각하다, 차로 4시간 거리의 뮌헨이 생각이 났다. 열심히 달려 도착한 뮌헨은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났다. 광장들 중심으로 크리스마스 마켓이 들어서며 많은 사람들이 글루바인을 마시며 겨울 크리스마스를 즐긴다. 그리고 그곳에서 드디어 보고 싶던 A언니를 만났다.


# 자유로운 영혼, A언니

A언니는 내 회사 동기였다. 대기업 입사 동기라면 대게 그러하듯, 으쌰으쌰 우리는 전우애가 넘쳤다. 특히 우리는 술을 좋아해서 고된 업무 후에는 닭발에 소주를 마시며 서로의 고단함을 위로하고 내일을 응원했다. 뭐 말이 그렇지 대부분은 '저 사람은 왜 저래?' 같은 독기 넘치는 대화였던 거 같다. 그런 언니가 어느 날, "이 일은 못하겠다" 선언하며 한국을 떠난다는 것이다. 이 언니야말로 왜 이래, 여자 동기 몇 없는 거친 이 회사 바닥에서 언니 가면 나는 뭐 하고 사나? 그러나 설마설마하더니 언니는 곧 정말 독일로 가버렸다. 그때가 2020년 즈음이었고,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언니는 여전히 어린 나이였지만, 안정된 직장생활을 버리고 다시 떠나는 고독한 해외살이의 시작이 감히 짐작되어, 참 대단하다고 생각됐었다.

그런 언니는 벌써 독일에서 공부를 마치고 어엿한 뮌헨 금융권 직장인이 되어 다시 오늘날 나와 만나게 된 것이다. 나는 요즘 늦었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을 진짜 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자꾸 들게 된다. 다시금 이 글을 쓰며 늦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다독여본다. 언니는 나에게 그런 먼저 걸어가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그녀가 어디에 있든, 지금처럼 당당하고 행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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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나 지금이나 담요 두르고 덜덜 떨어도 노상음주가 제맛!


#그리고 뮌헨

뮌헨은 독일의 터줏대감 같은 느낌이다. 내가 바로 진짜 독일이다 같은 자부심이 존재한다. 건물들도 고풍스럽고 사람들도 제법 진중해 보인다. 많은 맥주가 이 지역 출신이고 유명한 축구팀도 있다. 그런데 2년이 지나 포스팅하려니 첫 뮌헨 여행에 부푼 마음과 떨리는 설렘은 어디 가고, 어째 사진들이 다 거기서 거기인 독일 도시 같다. 이래서 뭐든 첫 경험이 중요한가 보다. 그래서 몇몇 사진으로 대체하고자 한다. (항상 드는 생각인데 인간은 정말 위대한 사회적 동물이다. 추운 날씨에도 꽁꽁 언 발 참아가며 술 한잔에 수다를 떨면서 옆사람과의 체온을 유지하는 폼이 다큐멘터리에 나온 추운 빙하에 버티고 있는 펭귄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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