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성우 Oct 15. 2023

15. 자생력

Ability to Stand on Their Own

  어느 날 초등 6학년 재민이(가명)가 아빠와 함께 신규등록 상담을 하러 왔다. 재민이는 6학년이 될 때까지 학교 수업 외에는 방과 후 영어수업조차 하지 않았다고 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실력을 점검해 보니 앨퍼빗 말하기도 제대로 못 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영어를 잘하고 싶어 하는 의지는 매우 높았다.   

  

  우선 재민이에게 크게 공부의 두 가지 방식 즉, 선생님이 주도하는 공부와 학생이 주도하는 공부에 대해 알려주었다. 

  먼저, 선생님이 주도하는 공부는 선생님이 수업할 내용을 학생에게 최대한 자세히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이어서 학생이 제대로 이해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문제 풀이를 많이 시키며, 수업 마지막에는 숙제를 내주어 학생이 집에서 해오게 하는 공부방식이라고 설명하였다.


  두 번째, 학생이 주도하는 공부는 학생이 예습을 통해 공부할 내용을 개략적으로 이해하고 질문할 내용을 정리하는 것, 수업 시간에는 선생님과 질의 및 응답의 방식으로 공부하는 것, 이때 선생님은 학생이 예습을 하지 않았더라도 학생이 해당 단원을 먼저 읽어 볼 시간을 주어 내용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것, 마지막으로 복습은 선생님이 내주시는 숙제와 상관없이 학생이 수업한 내용을 공책에 다시 정리하고 문제집에 있는 문제를 풀어보는 것. 그리고 이런 공부 과정을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달 단위로 미리 계획을 세워서 공부하는 것 등이라고 설명하였다.     


  이렇게 두 가지 공부 방법을 이야기하고 나서 어떤 방식으로 공부하고 싶은지를 물어보니 재민이는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선생님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하고 싶다고 답하였다. 그 이유는 영어 실력을 빨리 올리려면 그렇게 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일단 재민이가 원하는 대로 하면서 서서히 학생 주도 공부로 바꾸어나가기로 생각을 정리하고 재민이를 지도하기 시작했다.     


  우선 재민이에게 수업에 필요한 교재를 사게 하고 첫 단원을 미리 읽어오라고 하였다. 그리고 수업 시간에는 그 단원에서 배워야 할 내용을 천천히 자세히 설명해 주고 모든 문장들을 큰 소리로 따라 말하도록 지도하였다. 또한, 항상 수업 후에는 숙제를 내주어 집에서 복습을 하도록 하였다. 약 두 주 정도를 이렇게 하였다. 철저하게 선생님 주도 학습이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3주 차에 접어들면서는, 수업이 시작되면 재민이에게 단원의 내용을 먼저 읽고 나에게 설명을 해보라고 하였다. 맞든 틀리든 아이의 설명이 끝나고 난 후에야 나는 자세하게 내용을 설명해 주었고 그다음에는 질문과 대답을 통해 재민이가 내용을 잘 이해했는지를 확인하였다. 이후부터는 집에서 예습을 해오고 수업이 시작되면 질문부터 하도록 서서히 학생 주도 학습으로 바꾸어 나갔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재민이는 내가 말하지 않아도 수업 중에 질문을 하고 설명을 하며 그리고 계속되는 질의와 응답으로 해당 단원의 내용을 학습하였다.      


  위와 같이 나는 물론 강의식 수업도 하지만 주로 질의와 응답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특히 새로운 단원의 개념을 공부할 때는 내가 먼저 설명해주지 않고 아이가 책을 읽으며 생각한 후 내용을 정리해서 나에게 설명해 줄 것을 요구한다. 아이가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이야기하면 내가 다시 질문하고 아이가 다시 책을 읽은 후 생각해서 이야기하고. 이런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 아이가 스스로 개념을 이해하게끔 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이 정리한 개념을 공책에 적도록 한다.      

  선생님이 이렇게 수업을 진행하면 학생은 공부에 자생력을 키우게 된다.   

  

자생력은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으로써 다른 말로 독립심이라고도 합니다.   

                             

자생력은 내가 배가 고플 때 혼자서 밥을 챙겨 먹고 설거지도 하는 것입니다     


자생력은 무조건 남의 도움을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는 도와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자생력은 내 몸에 면역력이 강하여 감기와 같은 질병에 잘 걸리지 않고 병에 걸려도 빠르게 치유하는 힘입니다.            

                

  자생력 또한 지속적으로 배우려는 태도와 마찬가지로 자기주도학습과 직접 연관되는 가치이다. 


  자기주도학습은 언제 어디서 무엇을 공부할지를 학습자 스스로 결정하고 실천하는 공부방식으로써, 자기주도학습이 몸에 밴 아이는 성인이 되어 직업 생활을 할 때 할 일을 만들어내며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하는 전 과정을 스스로 잘하게 된다. 자기주도학습 습관은 아이의 자생력을 키우는 좋은 방법이다.     

이전 15화 14. 지속적으로 배우려는 태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