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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성우 Sep 09. 2023

5. 감사

Thanks / Gratitude

     

  가끔 TV나 인터넷 뉴스에 보는 사람의 마음을 흐뭇하게 하는 동영상이 올라온다. 그것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기분이 좋아진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본다.


  할머니 한 분이 횡단보도를 미처 다 건너기도 전에 신호등이 빨간불로 바뀌는 바람에 도로 한가운데 서서 어쩔 줄을 몰라하고 있는데 젊은 사람이 급히 뛰어와 안전하게 인도로 안내해 준다.


  또, 길가에 쌓아놓은 물건을 누군가가 건드려서 길바닥에 흩어졌고 이를 본 어린 학생이 그걸 하나하나 정리한다.


  그리고,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아주머니를 지나가던 사람이 보고서 그 짐을 함께 들어주는 장면도 있다.


  이런 장면들을 보면서 우리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끼고 세상 사람들에게 감사를 느낀다. 


감사는 다른 이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그 마음을 표현하는 인사입니다.     


감사는 내가 아파서 힘들어할 때 밤새 나를 간호해 주신 어머니께 감사편지를 써서 드리는 것입니다.   

 

감사는 내가 모르는 것을 친구가 알기 쉽게 가르쳐 주었을 때 고마워!”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감사는 내가 가지고 싶다고 한 물건을 아빠가 잊지 않고 사주셨을 때 고맙습니다아빠!”라고 말하며 안아드리는 것입니다     


감사는 누군가가 나에게 베푼 은혜를 잊지 않고 갚는 것입니다.     


  같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6학년 남학생들로만 이루어진 어느 반에서 아이들에게 이 글의 초고를 보여주고 함께 읽은 적이 있다. 한창 글을 읽는 중에 한 아이가 글의 내용에 대해 다음과 같이 문제제기를 했다.

  원래는 위 네 번째 문장에 감사는 내가 가지고 싶다고 한 물건을 아빠가 잊지 않고 사주셨을 때 고맙게 느껴지는 것입니다.라고 하였는데, 이 대목을 문제 삼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이 아이의 주장은, 감사를 표현한 위 문장들 중 첫 번째 문장에서는 “다른 이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그 마음을 표현하는 인사입니다.”라고 해놓고선 왜 아빠가 내가 가지고 싶어 하던 물건을 사주셨는데 고맙게 느끼는 것으로 끝내느냐는 것이었다. 즉, 이 아이는 고맙게 느끼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말이 들어가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도 이 아이의 말에 동의하였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 주장이 옳다고 생각되어 그 자리에서 바로 수정을 한 후 그 수정한 문장을 모든 아이에게 보여주었고 아이들 모두 마음에 들어 하였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현재의 문장인 “내가 가지고 싶다고 한 물건을 아빠가 잊지 않고 사주셨을 때 고맙습니다아빠!라고 말하며 안아드리는 것입니다.로 바꾸게 되었다. 


  나는 오래전부터 학원 운영 방침을 아이의 성적 올려주는 것을 우선으로 하지 않고 아이에게 꿈과 목표를 찾아주고 자기 주도 학습 습관을 길러주며 좋은 가치관을 가르치는 데 중점을 두어왔다. 일반적인 입시학원들은 원생들의 성적을 올려주어 특목, 자사고에 보내거나 명문대에 입학시켜서 그 실적을 홍보하여 학생들을 모은다. 그러나 나는 10년도 훨씬 넘는 세월 동안 보통의 학원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학원사업을 해오다 보니 원생을 많이 모아서 큰돈을 벌어본 적은 없다. 물론 입시만 하던 초기에는 꽤 잘 번 적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즉, 나한테는 잘 나가는 학원들처럼 자랑할 만한 입시 실적이 많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동안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자신의 자녀를 학원에 보내면서 아이에게 입시보다 교육을 해주기를 바라는 부모는 그다지 많지 않다. 바꾸어 말하면, 입시보다 교육을 하는 학원에 자녀를 보내는 부모가 별로 없다. 그리고 처음에는 아이의 꿈과 목표를 찾아주고 자기 주도 학습 습관을 기르는 것을 도와준다는 나의 교육관에 동의하여 아이를 맡겼다가도 나중에는 입시로 방향을 바꾸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왜냐 하면 주변에서 다른 집 아이들이 성적이 올랐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면 그 부모의 마음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자녀를 나에게 맡겨주시는 부모님들 덕분에 사업을 계속 유지하고 있으니 이분들이 너무나 고맙다. 더욱이 카톡이나 문자 혹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아이의 학업 성취도와 생활 태도 등에 대해 서로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눈 후, 마지막에는 언제나 나에게 고맙다는 말씀을 해주신다. 이분들이 고맙다는 말씀을 하시는 경우는 아이의 성적이 올라서일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내가 선생님으로서 또는 좋은 어른으로서 내 아이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고, 내 아이가 좋은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준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이다. 이런 우리 부모님들은 너무나 든든한 나의 후원자이시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이 부모님들은 매달 나에게 수강료를 내시는 것이 아니라 후원금을 보내시는 거라고. 

  우리 부모님들께 마음 깊이 감사를 전한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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