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서방 Mar 09. 2024

[군생활 잘하기] 넓게 넓게, 멀리멀리

우리의 삶은 어디로 나아가는가?

다음 연재부터는 성공에 대한 이야기다. 그 이야기보따리를 풀기에 앞서 오늘은 쉬어가는 시간이다. 오늘은 예측이란 얼마나 무용한가로 시작해, 멀리 보는 자세가 중요함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우리 삶은 어디로 나아가는가?


우리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앞만 보고 살아가다 보니 지금의 선택은 되돌릴 수 없다. 허비되는 시간에 마음 아프더라도 내일을 정비할 기회만 주어진다. 그러다 보니 가끔 뒤를 돌아보며 생각한다.


“에? 직선이 아니었네?
이런 식으로 살았단 말이야?
 언제 이런 곳에 발을 들였지?
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 길인가?


나의 인생도 대부분 그러했다. 그저 주어진 것에 열심히 평범하게 살아왔는데, 돌아보면 지금의 열심히 나중의 내 커리어와 진로를 보장하지는 않았다. 내 예측은 그다지 정확하지 못했다.


1. 대학 군장학생 시절

4년간 군 장학생으로 대학을 다닐 때의 고민이 무색하게도 그와는 전혀 무관한 현재의 내 모습이다. 무려 4년이나 선배장교로부터 귀동냥을 하며 마음의 준비했는데, 나의 해군장교는 첫 해부터 7년 모두 대학 당시 했던 예측과 전혀 무관한 나날들로 채워졌다.



군인이란 건강한 신체를 바탕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지휘관의 이미지만 생각했는데, 막상 와보니 정신을 갉아먹는 날이 더 많았다. 특히, 의전 업무는 더 그랬다. 본의 아니게 의전을 3년이나 하다 보니 별 일을 다 겪는다. 지휘관의 방문 앞에서 결재서류를 들고 몇 시간 동안 기다린 적도 있고, 재떨이를 5번에 걸쳐 바꾼 적도 있다. 군복 왼쪽 주머니에는 담배와 라이터를 늘 넣고 다니며(나는 비흡연자다), 트렁크에는 여전히 뜯지 않은 일회용품과 티셔츠, 속옷이 세트로 있다. 대학시절 생각했던 장교와는 상당히 차이 났다.


2. 군 복무 시절

군에는 ‘쉬운 자리’와 ‘어려운 자리’가 통상적으로 지정되어 있다. 그래서 인사이동 결과가 공유되면, 다들 위로와 격려, 시기와 질투, 등의 말이 미리부터 오간다.


어려운 자리 갔네. 고생하고, 빨리 탈출해
오~ 꿀보직 갔는데? 부럽다.


이런 상반되는 말이 오가지만, 실제 예상과 일치했던 적은 손에 꼽는다. 쉽다고 하는 자리일수록 더 어려운 일로 가득했고, 어려운 자리도 별일 아닌 듯이 대하기도 했다. 좋은 사무실 동료, 좋은 전임자를 만나야 하는 것도 한몫하겠지만, 예상은 거의 틀렸다.


3. 전역을 준비하는 시절


사회로 나갈  준비를 비교적 짧게 했다. 전역 전 마지막 1년은 고민 속에 스스로를 괴롭혔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고민으로 여러 정보에 휘둘렸던 것 같다. 빠른 결정과 확고한 진로 결정보다 ‘팔랑팔랑’하는 귀로 오래도록 선택을 유보했다.


그 시간이 무의미했냐고 반문한다면 일부 부정하겠다만, 돌아보면 일관성 없는 방향성에 ‘선택과 집중’이 미흡해 후회되는 시간임은 분명하다.


내 예측은 다시 한번, 여러 변수와 기준에 의해 무의미해져 갔다. 지금 열심히 몰두하는 것이 결국 나중의 내 진로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는 걸 다시금 배웠다. 여기서 나는 모든 걸 예측할 수 없다는 한계를 느끼고, 진로와 커리어에 대한 장기적 관점에서 처음 고민했다.




즉, 인생은 내 마음대로 흘러갈 리 만무하다. 세상은 너무 빨리 바뀌고 불확실성에 투자하기엔 시간은 늘 부족하다. 버릴 경험 하나 없다고 생각하고, 지금의 경험이 10년 후의 선택을 좌지우지할 수도 있다.  


내 인생은 어디로 나아가는가?


예측은 대부분 틀리니, 모든 걸 예측하기보다 ‘오래도록 하고 싶은 것(진로, 커리어)’에 기준을 두고 거기에 대부분의 의사결정을 맞추면 좋겠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면서 느끼는 건 인생은 불확실에 대응하는 것이지, 모든 걸 계획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음 주부터는 변수에 계획을 수정하고,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며 채워온 내 7년간의 군생활 성공(생존) 이야기를 전하려 한다.









이전 15화 [군생활 잘하기] 7년의 실패(마지막)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