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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서방 Mar 23. 2024

[군생활 잘하기] 7년의 성공(2)

24살, 결혼하기 딱 좋은 나이

내 브런치 필명인 ‘노서방’처럼 나는 유부남이다.


운이 좋게도 24살의 어린 나이에 평생 함께할 배우자를 만났다.


    아내와 동갑인 나는, 중위가 되자마자 결혼해 안정되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왔다. 늘 펄럭이는 깃발같이 휘청거리던 불안한 내 20대는 아내와의 결혼으로 많은 변화를 맞이한다. 현재 내 인생을 비유하자면, 얕게 ‘일렁이는 물결’ 정도다.


1. 결혼으로 시작된 안정감


    출근할 때 배웅해 주고 퇴근하고 함께 저녁을 먹으며 하루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그 무엇보다 복 받은 삶이다. 사실 누구에게나 흔하고 평범해 보일 수 있지만, 평범하기에 더 소중한 내 삶은 결혼 후에 온전히 내 것이 되었다. 군에서 가장 잘한 게 뭐냐고 묻는다면 단연 '결혼'을 뽑는 이유다. 실없는 이야기에도 서로 눈을 마주하고 웃고, 라면 한 그릇도 맛있게 나눠먹는 재미는 지난 6년간 단 한 번도 질리지 않았다.


* 나의 아내는 나에게 늘 새로운 이벤트와 웃음을 주는 에너자이저 같은 친구라 더 그렇게 느끼는 듯하다. (사실 글을 적고 있는 지금도 한 건 함)



    지금까지 지켜본 직업군인의 평균적인 결혼시기는 20대 중후반으로 보인다. 30대 초중반에야 결혼적령기로 인식되는 사회와는 사뭇 다른 이유는 단연코 '관사'를 통한 보금자리 문제 해결이리라 예상해 본다. 또한, 잦은 이사와 전출입으로 불안한 내 일상을 버티기 위해 빠른 안정감에 대해 갈망하게 되는 직업적 특성도 한몫하는 듯하다.


군관사 덕분인지 부족한 급여에도 이른 결혼생활을 시작하기 부족함이 없었다.




2. 결혼과 함께 시작한 관사 LIFE


    처음 관사를 배정 받았을 때, 부산 수영구에 있는 30평 남짓한 아파트 였다. 가구가 들어오기 전 그 집은 새신랑 새신부 둘이서만 살기엔 지나치게 컸다.(소리가 울릴 정도...) 원룸이나, 독신자 숙소, 오피스텔 정도에 익숙하던 당시 나에게 관사는 큰 복지 혜택이었다. 둘이 살기에 넉넉한 관사에 살며 마음에도 여유가 생긴 우리는 새 가족도 들였다. ‘심바’라는 이름의 귀여운 강아지다



다만, 지금은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빠르면 1년마다 이사 다니는 군인에게 전월세 임차 계약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관사는 복지라기 보다는 어쩔 수 없는 최후의 보루가 아닐까?


* 관사 컨디션은 편차가 매우 크다. 지역마다 그리고 육/해/공군의 편차가 매우 크다는 아쉬운 점은 있으며, 건립 시기도 신축 아파트부터 30년이 훌쩍 넘은 저층 빌라도 있다. 또한, 왜인지 모르겠지만 장교와 부사관 관사에 차이를 두고 있다는 점은 아직도 구시대적인 발상으로 여겨진다.




3. 결혼으로 시작된 안정, 그리고 성장욕구


    결혼 후 나는 분명 더 나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방황하지 않고, 가족을 우선시하며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자기 계발도 아끼지 않고, 독서부터 글쓰기까지 혼자였다면 생각지도 못할 성장 동력이 생겼다. 공부뿐만 아니라 운동도 쉬지 않는다. 몸이 가장 큰 재산인데, 우리 가족을 위해서라면 쉬지 않아야 한다는 책임감에서 온 동기부여 덕분이다.


* 안타깝게도 함께 근무하기도 했던 여러 군 간부 중 불행한 길로 접어드는 경우를 많이 봤다. 특히 독신자 중 홀로 타지생활을 하며, 술과 도박에 손을 대는 경우도 있었다. 또는 유흥에 빠져 하릴없는 시간을 보내는 그들의 말로는 비참하기까지 했다.




    결론적으로, 결혼과 함께 건전한 삶을 선택한 나는 지금까지도 고요하게 성장의 길을 달리고 있다.(루틴이 쌓이다보니 의도치 않게 갓생사는 듯함..) 점점 삶이 풍요로워지고, 아내와 함께하는 행복한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늘 새로운 시도를 할 때 옆에서 용기를 주고, 서로 성장을 위해 가장 큰 응원의 목소리를 내는 동반자가 있다는 건 긍정적인 삶의 공명현상이다.


군생활 중 내 두 번째 성공은 '결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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