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도는 알고 지원합시다!
최소한 다음 주의사항은 유념하고 군 위탁교육 내신 하길 바란다.
1. 위탁교육을 가려면 먼저 다녀온 선배에게 추후 활용되는 정도를 문의해 보자.
2. 기왕이면 6개월 미만의 교육을 노려 가산복무는 피하자
3. 위탁교육에 앞서 쏠쏠한 실무위탁교육을 최대한 노리자
4. (군에서 별로 활용해주지 않는 분야보다) 사회 진출에 활용될 수 있는 교육에 우선순위를 두자
* 이후 노후, 전역 후 등 현실적인 사업 아이템이나 취업 시 이력서에 쓸 수 있는 분야
벌써 위탁교육에 대한 마지막 글이다. 교육받는 순간부터 후회할 일은 없겠지만, 교육을 마치고 실무에 돌아와 후회하는 경우를 자주 봤다. 그러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몇 가지 포인트를 더 남겨본다. 앞선 글에서 미처 언급하지 못한 내용이다.
가산복무기간 연장으로 취업기회의 절반은 날린다
군 위탁교육은 애초에 장기복무자를 대상으로 한다. 10년 이상의 복무가 예상된 인원에게 부여되는 기회이며, 위탁교육으로 복무기간은 가산되기도 한다. 아마 신청 당시 까마득한 ‘전역의 그날’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무지성으로 교육을 내신 하기도 한다. 아마 다음과 같이 안일하게 생각할지 모른다.
그냥 10년이나 12년이나
똑같지 뭐!
분명히 말하지만 둘은 똑같지 않다. 평생 군에서 복무하길 원한다면 똑같아 보이겠지만, 전역을 1%라도 생각하는 자에게 극명하게 차이나는 부분이다. 왜냐? 대부분 기업의 신입채용(장교 특채 포함)의 나이 기준이 만 34살이기 때문이다. 즉, 기업에 신입으로 들어갈 마지막차도 놓치게 된다. 갈 수 있는 길은 방위산업을 비롯한 좁은 폭으로 제한되고, 결국 비슷한 상황의 군출신과 일부 중고신입들과 피 튀기는 경쟁의 장에 들어간다.
* 본인만의 사업을 한다면 예외일지 몰라도, 군에서 바로 사업가로 전향하는 건 취업보다 더 어렵고 복잡한 길이라 생각한다.
5년 차 전역 기회를 반드시 놓친다
6개월 이상의 위탁교육을 수료하면 가산복무가 적용된다. 통상 국내는 x1, 해외는 x2에 해당하는 기간이다. 즉, 8개월간 미국에서 위탁교육을 받은 장기복무자는 기존 10년의 의무복무 기간에 16개월이 추가되어 총 11년 4개월을 의무적으로 복무해야 한다. 24살에 입대해 35살이 되어 사회에 나가면, 신입공채는 모두 놓치는 셈이다.
또한, 가산복무기간이 추가되어 이 5년 차 전역은 불가능하게 된다. 5년 차 전역이 얼마나 중요하고 떨리는 일인지 겪어본 사람은 모두 알 것이다. 사관학교 출신은 전체에서 10%만 가능한 5년 차 전역을 위해 동기간 여러 신경전이 있다고 한다. 군 입장에서 유리한 제도는 아니므로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UDT 이근 예비역 대위 역시 이 제도로 전역했다. 장기복무자에게 마지막 사회 진출 기회라 불리는 이유다.
당신을 군에서 활용해 줄 거란 기대는 마라
위탁교육을 다녀올, 또는 한참 교육 중에 있는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지금(또는 장래에) 배우는 이 과정의 지식을
군에서 잘 활용해 커리어를 개발해야지
안타깝게도 당신은 그런 일을 하지 못할 확률이 더 높다. 4차 산업 분야나 특전단, 잠수함 등 전투 분야가 아니라면 교육의 전후가 비슷할 것이다. 적어도 내가 몸담은 해군은 지난 3년 치 자료를 비교했을 때 위탁생 출신 인재를 적극 활용하는 기능이 거의 없었다. 무조건적으로 밟아야 할 보직들로 이유 없는 전출 사이클이 1-2년 주기로 돌아가기만 했다.
“너 진급하려면 전방(함정) 근무 한 번 해야지” 라거나 “진급하려면 함정병과(전투) 사람들과 친해야 인사가 잘 풀려”라는 말로 회유와 협박을 반복했다. (=이미 그 자리는 내정자가 있으니 너는 남들 기피하는 자리에 가라) 위탁교육을 수료한 후, 이런 일이 당신에게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해외라면 가족과 함께 다녀올만한 코스로 노려보자
혼자 위탁교육을 다녀온 사람들은 지루하고 외로운 시간을 보낸다. 무슨 일이든 혼자 하면 자유도는 높아지지만, 여행이나 추억 면에서 재미는 반감되기 마련이다. 특히 가족이 있으면 향수병이 생긴 경우도 봤다.
* 현지에서 친구를 사귀더라도 재밌긴 한데 그것도 한계가 있다. 잘 맞는 친구 찾는 건 운이고 또 어렵다
나의 경우 미국으로 교육을 다녀왔는데, 고물가(고환율)인 어려운 현지상황에서 가난한 유학생이 되었다. 간단한 식당 음식 한 끼에 2-3만 원은 훌쩍 넘기에 직접 해 먹곤 했다. 주머니 사정에 따라 여행도 멀리 가지 못하곤 하는데, 가족(또는 연인)과 함께 하지 못한 유학생은 같은 유학생 선후배와 뭉치게 된다. 즉, ‘오랜만에 직장을 떠나와 자유롭고 싶다는 마음으로 오른 유학길이 결국 회사 단체 연수’ 이어지는 참사가 생긴다. 가족 또는 연인과 함께 할 수 있다면 추억과 사진이 더 의미 깊게 남는다. 매년 교육받았을 때를 추억하며 기쁨은 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