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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범이 Oct 13. 2023

부부는 하나일까? 둘일까?

신혼일기

'우린 하나! 크로스!' 내가 남편에게 자주 하는 말이다.

'괜찮아! 그럴 수 있지!' 남편이 나에게 자주 하는 말이다.

우린 하나일까? 우린 다르기에 서로 이해하며 넘어가면 되는 걸까?


요즘은 남편과 아침에 꽁냥꽁냥 하느라 조금 늦게 일어나는데, 난 원래 전형적인 새벽형 인간이다. 월화수목금을 5시가 되기 전에 일어나니 어김없이 토요일 아침엔 눈이 떠지지 않는다. 이런 나에게 늦잠이 허용되는 날은 유일한 날은 바로 토요일이다.

약간 잠이 깨도 일부러 시계도 보지 않고, 더 자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누워있는다. 그러다가 남편은 잘 있나 확인하려고 손과 발로 남편을 찾으면 남편이 만져지지 않는다.


'어? 남편~~~~~~' 하고 소리치면 저 멀리서 남편의 발걸음이 들려온다.

'일어났어~?'

'응,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나 그냥 눈이 떠져서, 나 근데 뭐 좀 먹고 다시 잘 거야'

'그래? 알았어, 난 더 잘게'

'아침 안 먹을래?'

'아침???? 어, 나 배 안고픈데...'


이때 내 마음엔 두 가지 생각이 든다.

첫 번째,

비록 공복에 늦잠을 원하는 나지만, 무언가 같이 하고 싶어 하는 남편의 눈빛에 이불을 걷어차고 밖으로 나간다. 심지어 남편의 아침은 라면일 때가 많아서 아침부터 라면을 먹으면 살이 찌는 느낌이 든다. 게다가 밥 먹고 다시 자는 남편의 패턴을 따라가면 살이 찌는 느낌느낌을 넘어 현실이 된다. 하지만, 그래도, 남편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니 기분이 좋다.

두 번째,

나는 늦잠을 더 자고, 남편은 TV를 보며 각자의 아침을 더 즐긴다. 햇살에 눈이 부셔서 더 이상 잠을 못 잘 것 같을 때, 나는 부스럭부스럭 일어날 준비를 한다. 그때, 혼자 아침밥을 먹은 남편이 다시 침대로 들어온다. 우린 다시 껴안고 잠을 잔다. 이것 또한, 따로 또 같이 쉼을 즐기니 기분이 좋다.


때로는 첫 번째로, 때로는 두 번째로,

때로는 같이, 때로는 따로,

우리는 주말 아침을 즐긴다.

정답은 없다.

살아온 세월이 다르기에 다르면 다른대로 서로를 인정하면 되고,

살아온 세월은 다르지만 부부이기에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에 맞추어 살아갈 때도 있는 것이다.


결혼

같이하나, 따로하나,

이리하나, 저리하나,

언제나 행복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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