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남편과 아침에 꽁냥꽁냥 하느라 조금 늦게 일어나는데, 난 원래 전형적인 새벽형 인간이다. 월화수목금을 5시가 되기 전에 일어나니 어김없이 토요일 아침엔 눈이 떠지지 않는다. 이런 나에게 늦잠이 허용되는 날은 유일한 날은 바로 토요일이다.
약간 잠이 깨도 일부러 시계도 보지 않고, 더 자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누워있는다. 그러다가 남편은 잘 있나 확인하려고 손과 발로 남편을 찾으면 남편이 만져지지 않는다.
'어? 남편~~~~~~' 하고 소리치면 저 멀리서 남편의 발걸음이 들려온다.
'일어났어~?'
'응,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나 그냥 눈이 떠져서, 나 근데 뭐 좀 먹고 다시 잘 거야'
'그래? 알았어, 난 더 잘게'
'아침 안 먹을래?'
'아침???? 어, 나 배 안고픈데...'
이때 내 마음엔 두 가지 생각이 든다.
첫 번째,
비록 공복에 늦잠을 원하는 나지만, 무언가 같이 하고 싶어 하는 남편의 눈빛에 이불을 걷어차고 밖으로 나간다. 심지어 남편의 아침은 라면일 때가 많아서 아침부터 라면을 먹으면 살이 찌는 느낌이 든다. 게다가 밥 먹고 다시 자는 남편의 패턴을 따라가면 살이 찌는 느낌은 느낌을 넘어 현실이 된다. 하지만, 그래도, 남편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니 기분이 좋다.
두 번째,
나는 늦잠을 더 자고, 남편은 TV를 보며 각자의 아침을 더 즐긴다. 햇살에 눈이 부셔서 더 이상 잠을 못 잘 것 같을 때, 나는 부스럭부스럭 일어날 준비를 한다. 그때, 혼자 아침밥을 먹은 남편이 다시 침대로 들어온다. 우린 다시 껴안고 잠을 잔다. 이것 또한, 따로 또 같이 쉼을 즐기니 기분이 좋다.
때로는 첫 번째로, 때로는 두 번째로,
때로는 같이, 때로는 따로,
우리는 주말 아침을 즐긴다.
정답은 없다.
살아온 세월이 다르기에 다르면 다른대로 서로를 인정하면 되고,
살아온 세월은 다르지만 부부이기에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에 맞추어 살아갈 때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