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질문에 그렇듯 죄송하게도 나는 어떤 꿀팁도 갖고 있지 않다. 다만 '다행이다'와 함께 심호흡을 한번 하고 상황을 받아들이라고 말씀드린다. 비행기를 놓쳤지만 출장이 아니고 휴가라서 다행이다, 예약하고 못 가게 된 호텔이 1박에 100만 원이 아닌 5만 원짜리라 다행이다, 일정은 망쳤지만 몸은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다, 남편이 러시아엔 못 들어가지만 러시아어라도 할 줄 알아서 다행이다, 우리는 젊어서 다음에 또 오면 되니까 다행이다... 계속 다행인 이유를 찾다 보면 '큰일'도 언젠가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시트콤이 되지 않을까? 불운과 행운은 세트로 찾아온다는데, 나쁜 일이 하나 생겼으니 이제 좋은 일이 생길 차례니까.
<걸어갑니다, 세계 속으로>(김가람, 한빛라이프, 2023.05.18.)
살면서 계획을 세우면서 현장에 가지만 현장의 상황이 계획과 다른 것은 어쩔 수 없다. 플랜 B도 세우고 현장에 갔지만 무계획이 차라리 수습에 도움이 되는 경우에 자주 놓인다. 그래서 현장에 맞춰 다시 계획을 수정하며 어떻게든 불운을 좋은 일로 바꾸려고 노력한다.
나름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여 매뉴얼을 만들고 사고가 닥치면 변경된 대응 매뉴얼을 만드는 일을 반복하지만 그냥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의 정신을 산만하게 하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 같은 느낌은 지울 수 없다. 매뉴얼의 나라 일본에서도 상황별로 대응 매뉴얼을 만들었다고 자랑하던 도쿄 전력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건을 통해 우리가 생각한 대비책은 우리가 상상한 상황을 벗어나면 무용지물이 되는 것을 이미 경험한 바 있다.
너무 바쁘게 살아가는 세상에 그래도 내일은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긍정적인 사고를 잊지 않으려는 여유로운 마음이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는 경우를 목격한다. 다급한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날뛰면 심장이 빨리 뛰고 일은 점점 엉망으로 향해 간다. 아이가 유치원에 배운 가장 기본적은 응급 대처법은 여전히 유효하다. "우선 멈추고, 행동방안을 생각하고, 선택하여 실천한다!"라는 기초 대응법은 어떤 상황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오늘 눈앞에 닥친 불행 속에서도 다음에 다가올 행운을 만들기 위해 아이가 유치원에서 배워서 부르던 노래를 떠올린다. "Stop, Think, Cho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