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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킴책임 Jun 13. 2024

장기연애의 끝

기다려줘서 고마워


20대 때는 자존감은 없고, 자존심은 강했던 것 같습니다.


먼저 직장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여자친구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부럽기도, 멋있기도 하더라고요.


"내가 계산할게"


이 한마디가 어찌나 멋있어 보이던지


'나도 저렇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올까?'


혼자 속으로 생각했었습니다.


매번 얻어먹는 게 머쓱했는지, 괜한 자존심도 부려보고, 짜증도 내보고 했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얻어먹지만 나 원래 런 사람 아니라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쥐뿔도 없었는데 말이죠.




취업을 했습니다.



직장인이 되고 돈을 벌기 시작하니까, 좀  관계가 성숙해지기 시작했어요.


비싼 선물도 할 수 있었고, 데이트나 여행을 갈 때 비싼 음식도 한 번씩은 먹을 수 있었어요.



'내가 왜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존심을 부렸었을까'



있는 상황이 되니까 없는 상황의 마음이 후회되기 시작한 거죠.


여유라는 게 사람을 이렇게 바꿔 놓더라고요.




배가 불렀는지, 이제는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었습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꿈이 있었어요.


경찰관이 되는 겁니다. 뭔가 멋지고 누군가에게 부끄러움 없이 도움을 줄 수 있고, 나쁜 사람들을 처리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망설여지더라고요.


고등학생 때부터 만나 연애하면서 20대 후반이 되면 결혼을 해야겠다고 서로 이야기했었는데..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를 해야겠다고 말을 해야 했으니까요.



하지만, 고민한 게 무색할 정도로 기뻐하며 응원해 준 여자친구였습니다.



2년간 준비를 했어요. 그동안 벌어놓은 돈도 다 날렸고 결국 불합격했습니다.



매번 시험장까지 마중 나와 공원에서 채점하고 낙담하던 저에게 "다음번에는 될 거야" 라며 위로해 주던 여자친구에게 미안했습니다.



여기서 결정을 하지 않으면 여자친구와 미래를 그릴 수 없을 것 같았어요.



그렇게 다시 취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3년 동안 열심히 일하며 돈을 모았어요.



그리고 결혼하자고 했습니다.

많이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고.





그런데 더 큰 시련이 오더군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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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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